‘관세음보살 본심미묘 육자대명왕진언’이라는 긴 이름으로도 불리는 육자진언 ‘옴 마니 반메 훔’은 우리 사찰에서 기도나 법회 때마다 독송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진언 중의 하나이다.
한편 불교국가인 티벳이나 부탄, 그리고 몽골, 대만 등지에서도 이에 대한 뿌리 깊은 신앙과 오랜 수행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특히 티벳의 경우 사원 주변이나 성지에 ‘옴마니반메훔’을 한 자 한 자 돌에 새기고 채색하여 안치하거나, 이것이 새겨진 마니륜(摩尼輪)을 돌리면서 육자진언을 염송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늘 육자진언을 염송하니, 그들에게 있어 육자진언은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티벳불교에는 육자진언과 관련된 경론이나 수행법이 다양하게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대승불교권에서 일상화되고 중요시되는 육자진언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서로, 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Ⅰ장에서는 티벳 경론에 나타난 육자진언의 전거를 밝히고, 그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육자진언에 관한 티벳 경론은 총 39종이며, 이를 네 가지 주제, 즉 육자진언의 기원, 공덕, 상징적 의미, 수습법(修習法) 및 염송법(念誦法)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경전 분석을 통해 육자진언은 후대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임을 증명하고 있으며, 육자진언은 명호주의 왕으로서 그 수행의 공덕이 수승하며, 육자진언은 ‘보리심’과 ‘공성을 요해하는 지혜’를 상징하고 있음을 밝힌다.
즉 육자진언수행은 결코 범부들이 무병장수나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차원으로 하는 하근기의 수행이 아닌, 대승불교 수행의 최상의 목표인 자리이타의 완성, 즉 해탈과 부처님의 경지로 나아가는 수승한 공덕이 있는 수행법이라는 것이다.
제Ⅱ장은 티벳 경론을 중심으로 한 육자진언의 수행체계에 대해 정리하고, 이를 현시대에 적합한 수행법으로 정립하고 있다.
티벳 경론의 육자의 성취법 등에서 제시하는 수행과제는 수습을 병행한 염송 수행으로, 수습 및 염송 준비 → 본 수습 및 염송 → 수습 및 염송의 마무리 실천행의 순서로, 단계별 수행과제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하지만 티벳 수행에 익숙지 않은 한국의 불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누구나 쉽게 따라 익힐 수 있도록, 반드시 익혀야 할 수습 및 염송 과제를 적절한 수준과 분량으로 정리하여 제시한다.
육자진언의 근본적 다라니는 ‘성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신묘장구대다라니)’이고, 이것이 요약된 것이 ‘성십일면관자재다라니’이며, 또 이것이 요약된 것이 ‘옴마니반메훔’이다.
육자진언 ‘옴마니반메훔’은 단지 여섯 글자의 짧은 진언이므로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염송하기가 용이하다. 이렇게 수행하기 쉽지만, 순수한 마음동기, 바른 신심, 간절한 정성, 쉼 없는 정진력의 바탕 위에 이를 꾸준히 염송해 나간다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고, 마음의 도량을 향상시키는 등 그 공덕은 결코 적지 않다. 나아가 업과 번뇌에 물들지 않고 윤회에서 벗어나는, 해탈과 부처의 경지로 이끄는 수승한 방편이다.
이 책을 통해 현대인들이 쉬우면서도 바른 수행법을 찾아 일상의 평온함과 행복뿐만 아니라, 근원적인 목표도 성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