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완치가 어렵습니다.”
어느새 평범한 일상은 아득해지면서 시작된 길고 긴 투병의 길
웹툰 〈그래도 하루는〉은 난치병으로 오랜 시간 투병을 하며 일상을 담은 민들의 기록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베스트도전: 네이버 웹툰"에서 〈그래도 하루는〉이라는 제목으로 투병 일상을 담은 만화를 연재했다.
웹툰의 주인공이자 작가인 민들레는 21살, 졸업 사정과 기말고사를 마친 12월 종강 후 일주일 되던 날, 끔찍한 고통이 시작된다. 걷기는커녕 몸을 뒤척이는 것도 힘들 정도의 큰 고통. 그리고 수소문해서 찾아간 타 지역의 유명 척추병원에서 자가면역질환, 완치가 힘든 난치병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강직성 척추염은 원인 불명의 염증이 척추 부위에 저절로 생겨서 주변 조직을 파괴하는 자가염증 질환을 말한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주위 인대와 관절이 손상되어 변형, 강직, 운동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주로 염증이 척추를 침범하지만 어깨, 고관절, 늑골 등 다양한 관절로도 침범할 수 있는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21살, 희망에 부풀어야 할 나이에 끝을 알 수 없는 난치병 투병이 시작된다.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는 때로는 기절이라도 해서 아무것도 못 느꼈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고통스럽다. 뼈 사이로 파고드는 약물 주사는 뼈가 부서지고 골반이 통째로 찍혀 내려앉는 듯한 고통을 동반한다. 무엇보다 힘든 건 완치를 기약할 수 없는 질환이라는 것. 민들의 일상은 멈추고 길고 긴 투병의 길이 시작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긴다 해도 우린 서로의 손을 놓지 말기로
용기 없는 누군가 놓으려 하면 그땐 다른 한 명이 잡아 주기로
평범한 20대 민들레는 어느 날 갑자기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는다. 당연하게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 때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납득할 수 없는 현실, 무너진 일상은 민들레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일상을 회복하려는 민들레의 노력은 별 차도 없이 오히려 악화되는 증상 앞에 무력하기만 하다.
투병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 친구들은 지쳐가고 집 안 자기만의 방 속에 갇힌 민들레는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것 같은 고독과 고통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은 더 이상 용기나 희망을 주는 말이 아니다. 끝없는 불면, 하루종일 지독한 멀미를 하는 듯한 기분, 잠시도 가라앉지 않는 지긋지긋한 통증이 반복되는 나날 속에서 민들레는 점점 어두운 밑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어느 새부터인가 주어진 시간은 겨우 견뎌내야 하는 영원히 내려놓을 수 없는 짐이 되어 버린다.
치료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건 미움과 자괴감. ‘왜 나에게 이러는 거지?’ ‘왜 나 혼자 이렇게까지’ 하는 생각을 오가며 남는 건 상처로 얼룩진 못난 자신이다. 그 미움과 자괴감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소중한 사람들, 가족과 연인을 향하고 독한 말과 못된 행동으로 모두를 밀어낸다. 그리고 혼자 남겨진다.
하지만 정말 혼자였을까? 자신을 짐처럼 여긴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은 사실 처음 겪는 일이라 서툴고 갑자기 닥쳐온 시련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서 그랬을 뿐이다. 민들레가 그렇듯 가족들에게도 어려운 병을 만난 것뿐이다. 한시도 떠나지 않고 곁에 있었던 가족들의 진심을 알게 된 민들은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사라지고 싶었던 마음속 깊은 어두움에서 빠져나온다.
“아픈 사람 마음은 아파본 사람이 안다”
작은 공감과 따뜻한 희망을 나누는 이야기
〈그래도 하루는〉은 어둠만이 존재하는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민들레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매일의 작은 기쁨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그래도 하루는〉은 병의 고통과 싸우는 일상에서도 놓치기 쉬운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 그리고 고난 속에서 얻게 된 희망과 용기를 담고 있다. 난치병 투병 생활은 생각보다 길고 힘든 여정이다. 끝이 없는 아픔과 우울, 모든 것이 변해버린 일상, 그리고 그 속에서 찾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과 삶의 의미들. 아픈 사람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작은 공감과 따뜻한 희망을 나누는 이야기이다.
그녀의 진심을 담은 〈그래도 하루는〉이 "베스트 도전: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는 동안 많은 환우들이 공감하고 힘을 얻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환자의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래도 하루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위로받으며 그녀를 응원했다. 투병 중에 작품을 연재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몸의 상태에 따라 연재가 중단된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래도 하루는〉을 지켜보는 독자들은 힘이 되었고 5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연재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녀가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통은 나누면 줄어든다는 말이 있듯이 이 만화가 누구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누구에게는 투병 생활의 답답함을 풀어내는 작은 창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추천의 글
“보면서 실컷 울었다.”
“삶을 돌아보게 해준다.”
“항상 힘이 되는 웹툰.”
“응원하고 응원받는 작품.”
“하루하루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네이버 웹툰: 베스트도전 〈그래도 하루는〉 독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