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소설의 사랑》은 조선시대 대소설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한국 고전문학에 담긴 상층 가문의 애정, 갈등, 그리고 여성 인물의 애정애욕을 분석한 심도 있는 연구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각 작품 속 상층 남녀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가치와 이념이 사랑을 통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면밀히 고찰한다. 이를 통해 애정 관계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에 그치지 않고 가문과 국가의 존립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한다.
특히, 저자가 논의하는 〈유씨삼대록〉, 〈유이양문록〉, 〈벽허담관제언록〉, 〈천수석〉 등은 조선 시대의 부부 갈등과 상층 여성의 애정애욕이 어떻게 문학적 장치로 활용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이와 함께 시대적 이념에 따라 여성의 애정애욕적 성향이 억압되거나 수용되는 과정은 애정 문제를 넘어 사회적 규범과 윤리를 반영하는 하나의 거울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임화정연〉 속 여미주는 첫눈에 반한 남성을 위해 많은 갈등을 겪고도 비극적 종말을 피하는 독특한 여성으로 그려지며, 이는 당대 사회에서 상층 여성의 욕망과 역할이 균형을 이룬 사례로 남는다.
《한국 대소설의 사랑》은 조선시대 상류층 남녀의 사랑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애정과 이념, 규범과 위반 사이에서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고 문학 속에 표현되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조선 시대의 심리와 가부장적 질서가 이념과 사랑을 통해 녹아드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탁월한 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