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2024년의 이번 개정판은 담고 있는 개정의 규모가 제법 큰 편입니다. 따라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합니다. 우선 변하지 않은 것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조세 행정소송 외에 민사소송, 형사소송, 헌법소송이라는, 책이 다루는 전반적인 범위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편’(篇) 안에 배치된 소(小) 목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조세소송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시각 역시 가능하면 전과 마찬가지로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과세권의 행사를 납세자의 재산권 침해나 재산권에 대한 제약으로 보면서, 이에 대한 불복을 오롯이 납세자의 침해·제약당한 권리를 구제받기 위한 절차로 이해하는 시각은, 만약 저의 단독 저작이라면 아예 쓰지 않거나 적어도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제시하였을 터이지만 이 책은 애초에 그런 사고방식 아래 쓰였기 때문에 이 책의 정체성이랄지 기본 뼈대를 이루는 그런 내용은 가능하면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셋째, 이 책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0여 년이 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용도 그렇지만 인용된 문헌들, 그리고 비교법적 견지에서 참고한 문헌들은 모두 상당히 오래된 것들입니다. 이것들을 지금 시점에서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는 판단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제약도 있었고, 이것들이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가지는 가치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일단 이번 개정에서는 대부분 그대로 두었음을 밝혀둡니다. 과거의 판(版)에는 과거의 문헌을 담고 현재 판에는 현재의 문헌만을 담을지, 아니면 현재 판에도 역사적 의미를 가지는 과거의 자료들을 필요하고 가능한 한 그대로 수록할지 공저자들끼리 계속 좀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듯합니다.
이제 이번 개정에서 변경된 것들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가장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은 행정심판 절차(제2편, 박현주), 조세민사소송(제4편, 김세현), 조세헌법소송(제5편, 김규림), 조세형사소송(제6편, 윤성헌)을 나누어 맡은 새로운 공저자(共著者)들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 지난 번 개정판을 낼 때 많은 도움을 준 네 분이 이번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면서 아예 대등한 공저자의 지위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앞으로도 계속 존재하면서 더 새롭고 좋은 내용으로 바뀌어 갈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째, 다음으로 눈에 띄는 변화는, 그대로 유지된 전체적인 틀 아래, 개별 문단마다 번호를 부여하고 필요한 범위에서 번호를 부여 받은 문단에 따로 소(小) 제목을 붙여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책의 내용에 좀 더 짜임새를 부여하는 한편, 책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에 적힌 내용을 인용할 때에는 주로 문단 번호를 이용함으로써 독자가 좀 더 편리하게 책 이곳저곳에 적힌 내용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셋째, 그 동안 이 책의 규모는 확장 일로를 걸어온 느낌이 있는데, 이번에 전반적으로 서술을 좀 간략하게 하면서 분량을 약간이나마 줄였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의 형태와 규모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를 두고서는 공저자들 사이에서 좀 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넷째, 2년 만의 개정이니만큼 당연히, 개정판을 낼 때 으레 필요할 수정들을 하였습니다. 법령의 변화나 새로 선고된 판결들을 여기저기서 소개하였고, 그 밖에 각 분야를 맡은 공저자들이 가능한 범위에서 조금씩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저 역시 제3편 조세행정소송에서 그 동안 제가 생각해 온 내용들 중 많은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가능한 범위에서 이 책에 포함시켰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책을 개정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격년(隔年)으로 개정을 하는 것이 장래에도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고 3년이나 4년을 주기로 하는 것이 어떨지는 역시 공저자들끼리 앞으로 의논해 볼 사항이 아닐까 합니다. 다만 책 자체의 개정은 그처럼 여유를 두고 이루어지더라도, 법령의 개정이나 새로운 판결, 행정해석의 출현 등 사실은 실시간으로 책에 반영되어야 하는 사항들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 책에서 다루어진 논점을 더 자세히 파헤치거나 오류를 바로잡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저를 비롯한 공저자들이 갑자기, 아니면 조금씩 새로운 생각에 이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내용들은 시간이 허용하는 한, 제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세법 교수의 블로그’(taxprofessor.tistory.com)에 새로운 ‘코너’를 개설하여 그때그때 업데이트를 하려고 합니다. 중간 중간에 발견될 수 있는 오류나 오타를 바로잡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미처 따로 양해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저의 게으름과 정해진 일정 때문에 참고문헌의 인용에서도 마땅히 해야 할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도 앞으로 틈틈이 찾아서 블로그에 적어두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의 독자들이 방금 말씀드린 블로그도 종종 방문하여 이용하여 주시기를, 특히 독자들이 발견한 오류나 독자들이 가진 의문이 있으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시일이 소요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애써야 했던 개정 작업이었습니다. 별다른 보상이 없는 일에 흔쾌히 참여하여 준 새로운 공저자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리고, 늘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원(原) 저자 소순무 변호사님께도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세부적인 작업을 맡아 마지막 단계까지 수고하여 준 (주)조세통람 황 과장, 그리고 다른 관계자 분들께도 역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2024년 10월
공저자 윤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