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요? 내가 어쩌다 그렇게 됐냐면요…….”
여성은 왜 자신의 성공을 우연이라 말할까?
똑똑한 여성이 가면 증후군에 시달리는 이유
가면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리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학위를 여러 개 따고 더없이 높은 지위에 올라간다 해도 소용이 없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당신을 똑똑하고 재능 있고 아주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은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어떤 것을 이루었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 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1장-가면 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똑똑한 여성들이 가면 증후군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유능함을 부정하고 애써 이룬 성공을 변명할까? 가면 증후군은 형성된 이유나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가면 증후군이 찾아오면 그 감정의 배후에 있을 법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저자는 가면 증후군의 원인을 일곱 가지(양육자로부터 받은 메시지, 학생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다, 자기불신을 키우는 조직문화에서 일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사람이 없다, 창조적인 분야에서 일한다,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을 대표한다)로 정리하는데, 가면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내외부적 환경을 짚고 나면 ‘이런 기분이 드는 건 나뿐이야’라는 잘못된 가정이 낳은 수치심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인에 따른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있다(2장-당신이 스스로 능력을 의심하는 일곱 가지 이유).
충족하기 어려운 드높은 유능함 기준도 가면 증후군을 부추기는 하나의 원인이다. 저자는 가면 증후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왜곡된 유능함 기준을 바로잡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자·타고난 천재·전문가·개인주의자·초인간 유형이 저마다 어떻게 자신의 유능함을 부정하는지 설명하며, 어떻게 보다 현실적인 성과 기준을 삶에 도입할 수 있을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6장-유능함에 대한 왜곡된 강박들). 책은 여성들이 자기 심리 상태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질문과 체크리스트를 곳곳에 수록해두었다. 또한 가면 증후군의 사고 및 행동 패턴을 보기 쉽게 정리해두었으니 자신의 상황에도 쉽게 대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책이 그 첫걸음을 독려해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겸손, 양보, 배려, 나서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교육받으며 자라왔다.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고, 성공은 주변의 도움 덕분이고 실패는 내 탓이라는 신랄한 자기비판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성공 앞에서 당당한 권리를 누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_최은정 ·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연구실장, 《우주 쓰레기가 온다》 저자
가면 증후군은 어떻게 여성의 성장을 가로막는가?
여성의 유능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시선을 거부하고
성취를 내면화하는 방법
스웨덴의 면역학자 크리스틴 웨너러스와 아그네스 월드는 여성 과학자들은 남성 과학자들보다 ‘두 배 반’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 세계의 과학 분야에서 여성 박사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왜 여전히 최고 수준의 학문 연구는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던 두 과학자는 연구 보조금이 어떻게 수여되는지 조사해보기로 했다. 마침내 커튼이 걷혔을 때, 그들이 찾아낸 사실은 남성 중심적인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여성 과학자들이 연구 보조금을 신청한 남성 과학자들과 동일한 능력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2.5배 더 많은 연구와 출판물이 있어야 했다. 이 발견은 소수자 우대정책이 ‘수준 저하’를 가져올 거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남성의 평범함은 한 번도 성공의 장애 요소가 된 적이 없었음을 확인해주었다(3장-모든 게 당신 탓은 아니다).
책의 저자가 여성의 가면 증후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여성의 성공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사회는 남성의 성공은 그가 능력이 있어서고, 여성의 성공은 그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여성에게는 전혀 다른 성공의 잣대를 들이밀고, 여자의 일을 작고 사소하게 취급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린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며 작은 성공도 크게 포장하는 남성들과 달리, 특히 일과 관련된 문제에서 더욱 엄격해지는 여성들은 정직하게 얻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것, 최선을 다해 쟁취하지 않은 것은 성공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도 남성은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는 반면 여성은 내부에서 찾는다. 저자는 이러한 사고방식의 차이가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격차를 극복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만연한 고정관념과 이중잣대를 구분하고 남성의 자기과시에 밀리지 않는 일 역시 중요하지만, 저자는 ‘여자들이 자신감을 불편해하는 사이에 남자들은 치고 나간다’라며 때로는 남자들처럼 ‘될 때까지 되는 척하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가면 증후군 여성들은 모든 것이 준비되기 전까지 시작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남자들의 허세를 불쾌하게 여겨 자신은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일을 해나가면서 배우는 것도 좋으며, “자신 있게 행동하기 위해 늘 자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없을 때조차 자신이 진짜 유능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해보는 것은 가면 증후군의 강력한 타파 전략이다(10장-때로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라).
밸러리 영은 길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 책은 두려움과 고통을 성취에 따른 흥분과 기쁨으로 바꾸고자 하는 수백만 사람들에게 선물과도 같다. _수잰 임스 · 임포스터 개념 공동 창시자
“나는 이제 성공을 변명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비판과 불안, 의심에서 벗어나
나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여정
저자와 함께 초기에 가면 증후군 워크숍을 진행한 리 엔 벨 박사는 한 여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한 사람이 과학상을 받고 그것을 부러워하는 다른 친구 앞에서 별것 아니라는 듯 말하는 역할극을 하도록 한 뒤, 여학생들에게 양쪽 모두 기분 좋을 수 있는 대응법이 있는지 찾아보게 했다. 여학생들은 처음에는 ‘트로피를 반으로 나눈다’, ‘트로피를 선생님께 드린다’, ‘학교에 놔둔다’, ‘트로피는 금속 조각일 뿐이므로 그냥 줘버린다’와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모두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성취에 기분 좋아야 할 승자를 희생하는 전략들이었다. 결국 여학생들은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평가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해결책에 도달했다(8장-성공의 발목을 잡는 배려와 관계에 관하여).
여성이 성공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복잡하다. 그들은 성공하기에 앞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봐 걱정하고,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소외되지는 않을까 우려한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위해서가 아닌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하며, 위의 사례처럼 개인의 성과를 공동체의 것으로 돌리기도 하고, 가족과의 관계를 위해 커리어를 포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그러한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성공 앞에서 망설이는 이유가 지적인 면에서 자신에게 능력이 없다고 믿기 때문인지, 성공에 뒤따라오는 부가적인 문제들 때문인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성공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9장-여자는 정말로 성공을 두려워할까?).
이 책의 목표는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대범하게 되찾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7장-실패, 실수,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법’에서는 실수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비판을 개인적인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자기의심을 떨치고 자신감을 회복한 후에는 ‘11장-모르는 길도 아는 것처럼 모험할 용기’에서 모르더라도 일단 도전해보는 것의 가치를 탐색해봄으로써 성공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도록 돕는다.
12장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겸손한 현실주의자’들은 그럼에도 가면 증후군을 떨쳐내길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롤모델이 되어준다. 저자는 겸손한 현실주의자들이 더 똑똑하고 재능 있어서 자기확신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능력을 정의하는 방법, 실패와 실수와 비판에 대응하는 방법,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이 차이를 만들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모든 순간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승리와 상실을, 실수와 거절을 성취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본다. 가면 감정이 찾아오면 겸손한 현실주의자들의 방식대로 생각을 재구성해보라고 제안하는 이유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필연적으로 자신을 자신 있고 훌륭하게 느끼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게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려움이나 불안, 걱정이 사라지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책에서 제안하는 대로 생각과 행동을 바꾼 다음, 감정이 따라오도록 하자. 본문의 ‘지금부터의 나를 위한 선언’을 외쳐보고, “나는 유능하다”는 문장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때마다 책의 실천방안을 따라해보자.
당신은 1년 365일 내내 자신감이 유지되길 바란다. 하지만 자신감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배웠듯 실수, 실패, 후퇴는 예정된 것들이고,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배워야 할 것들은 늘 더 많다. 그리고 나의 똑똑하고 유능한 가면 증후군 친구들이여, 그것은 좋은 일이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