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면 어떻고 시가 아니면 어때,
그는 당당하다
방송과 무대에서 남은 웃겼지만 정작 자신은 헛헛하고 우울했다. 어느 날 가슴까지 내려온 ‘한줄시’를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느껴왔던 답답함을 자신만의 돌확에 넣고 찧었던 것이다. 그러자 생각이 고소해지기 시작했다. 시면 어떻고, 시가 아니면 어때. 그냥 쓰면 되지. 그는 당당했다. 남들을 의식하며 살아온 삶이었지만 시만큼은 자기 멋대로, 자기식대로 쓰고 싶었다. B급 시라 자처하며 페이스북에 발표하기 시작했고, 그 시들은 주변의 격한 반응을 자아냈다. 인생 한 줄이면 충분하다는 그 특유의 풍자와 해학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환호와 격려를 보내왔던 것이다.
잔잔한 감동과 꼬집기
이 시들이 B급이라고?
“그의 시들을 읽어가는 순간 숨이 턱 막혀왔고, 감탄했고, 마침내는 눈물까지 찔끔거리게 됐다. 뭇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그의 삶이 그만의 짧은 시로 발효되고 숙성되어 진한 여운까지 남기고 있었다. 이 시들이 B급이라고? 그럼 도대체 A급은 뭔데?”
사랑 시로 유명한 이정하 시인은, 장용의 시를 읽어보고 이처럼 일갈했다. B급이지만 결코 삐꾸이고 싶지 않다는 그의 진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 시들이었기에. 그리하여 시인 장용은 자신의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시, 누구나 쓸 수 있어. 당신도 한번 들이대 봐.
이 책의 인세 전액을 심장병 환자들을 위해 쓰겠다
나름 사회활동과 봉사를 하며 그동안 대중에게 받은 인기와 사랑을 갚으려 했지만 늘 부족함을 느꼈다. 자기가 쓰는 한 줄의 글과 시가 읽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주길 희망했다. 이 시집의 인세 전액을 인천의 세종병원 심장병 환자들을 위해 내놓는 것도 그런 뜻에서다. 그의 시들이 세상에 대한 불만 편지라고? 천만에, 이 시집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사람에 대한 그의 따뜻한 마음을. 그리하여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시집은 사람에 대한, 사람에 대한, 세상에 대한 그의 사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