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미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이 많아서 시험공부를 미루는 겁니다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공립 단설 유치원 교사인 저자는 선생님이기 전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종종 원아 학부모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은 아이에게 어떤 공부 시키세요?” 저자의 아이들은 공립 유치원을 다니고 있으며 미술 학원 외에는 많은 시간을 놀이터에서 보내고 있다. 더불어 아이에게 어떤 공부를 시킬지 계획하지 않았다. 이 답변을 들으면 질문을 했던 학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쓰지 않나 봐요.”
물론 그렇지 않다. 저자는 누구보다 공부를 잘한다는 게 인생에서 얼마나 큰 장점이 되는지 몸소 느낀 사람이다. 그래서 더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저자는 학업을 위한 공부 말고 ‘나의 노력으로 목표한 바를 이뤄본 경험, 배워서 내 것으로 익혀본 경험이 지금 아이가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공부 정서는 아이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공부했느냐가 아니라 양육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이해했느냐에서 시작한다. 이를 먼저 알고 아이의 건강한 공부 정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골든 타임, 선행학습, 조기교육 등의 단어를 거론하며 지금 당장 아이에게 영어, 한글, 수학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으면 맞다고 생각한 교육관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한 번씩 펼쳐보길 바란다. 나만의 교육관을 가지고 아이에게 건강한 공부 정서를 만들어주기 위해 아이와 눈을 맞추려는 부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생존하기 위해 학습하는 아이들의 공부 욕구,
꺾지 않는 게 부모의 일
‘공부란 ○○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 때 부모는 ‘○○’을 ‘미래’라고 읽는다. 다시 말해 부모는 공부란 보장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공부를 ‘생존’으로 받아들인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 무엇이든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부모와 아이가 느끼는 공부의 첫걸음이 다르면 건강한 공부 정서는 중심을 잃고 흔들리게 된다.
진정한 학습은 책상 앞에 앉아 문제를 읽고, 정답을 찾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옳지 않다. 아이들의 공부는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영아기의 공부는 부모의 행동, 말을 따라 하는 모방이 주된 내용이다. 모방이 자기 것이 되고, 전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말을 할 수 있을 아동기에는 친구를 보며 행동을 따라 하고 언어로 의사소통을 나눈다. 그러면서 차츰 혼자 놀기를 그만두고 다양한 사람들, 수많은 문제 상황을 맞닥뜨리며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배움을 이어나간다.
이 배움은 주로 놀이에서 길러진다. 부모는 놀이를 ‘시간 낭비’로 인식하지만 정작 아이는 놀이를 학습의 기초, 밑거름으로 삼는다. 놀이를 통해 배우는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건강한 공부 정서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5~7세 아이의 발달 과정, 내재된 공부 욕구, 발달 과정에서 아이의 공부 정서를 해치는 부모의 말과 행동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자기주도학습의 씨앗을 뿌리는 5~7세,
자기주도학습을 거두는 초등 과정
남들 다 하는 선행학습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 5~7세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걸까. 아동 발달 전문가이자 현직 유치원 선생님인 저자는 단연코 ‘자기주도학습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이 나이대 아이가 무슨 ‘자기주도’를 발휘할까? 자기주도는 초등학교 입학할 때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틀린 말이다. 자기주도는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게 아니다. 갑자기 나타나는 잠재된 재능도 아니다. 오로지 영유아기에 다양한 형태의 배움을 경험한 아이들 마음속에 뿌려진 자기주도 씨앗이 있어야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싹을 틔울 수 있다.
유아기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활짝 열어놓은 상태이다. 호기심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진다. 유아기의 놀이를 통해 문제 발견, 해결을 반복하면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주도학습력을 가지게 된다. 결국 아이들의 놀이를 지지하고 놀이를 통해 세상을 탐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주도학습력을 기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주도하는 놀이를 통해 세 가지 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놀이가 어떻게 자기주도로 이어지는지, 자기주도가 아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고 싶다면 본문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아이의 공부, 공부 정서는 교육기관에서만 배운다?
교육기관과 가정이 연대해야 하는 이유
보통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하교하여 집에 온 아이에게 “선생님이 뭐 가르쳐 줬니?”, “밥 먹고 선생님이 하라는 거 해.”라며 학교 공부를 챙겨준다. 학교 교육이 집에서도 이어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5~7세도 마찬가지여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유아발달 전문가들은 5~7세 아이들이 꼭 습득하고 발달시켜야 할 5가지 영역 ‘신체 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를 모든 국공립유치원의 교육과정으로 제정했다. 이 교육과정은 ‘누리과정’이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국내의 유치원이 저마다 이 교육과정을 기조로 한 달, 한 학기, 1년의 수업 목표를 세운다. 다시 말해 사설 학원의 교육기관을 다니지 않는 이상 이 누리과정을 기반으로 아이들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도 실천하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유치원에서 배운 내용이 집에서도 연계되니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이 책에는 가정에서 어떻게 5가지 영역 발달을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가르쳐야 하는지 이론과 실전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5~7세가 모두 볼 수 있게 각각 연령대에 맞는 체크리스트, 실전 생활 팁과 같은 안내되어 있으니 살펴보고 교육관을 설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