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스토리텔러들의 필수 지침서!
첫째, 스토리텔링 이론을 바탕으로 용어를 다듬고 개념을 체계화했다. 다매체 시대의 스토리가 있는 각종 콘텐츠, 즉 이야기 콘텐츠 창작에 필요한 기법과 요령을 정리했다.
둘째, 이야기 양식 전반(허구적+비허구적, 정보적+표현적)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북돋우고자 했다. 스토리 산업에서 지배적인 것(소설, 영화, 만화(웹툰), TV 드라마, 논픽션 등)과 함께 삶을 영위하는 데 의미 있는 것(경험적 수필, 역사 문화 이야기 등)을 아울러 인식하면서, 자신이 택하는 장르를 깊이 알도록 이끈다.
셋째, 총 38회, 300여 개의 연습 문제를 통해 한국의 명작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장르의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과 해석, 나아가 전용 작업을 펼침으로써 지식과 능력을 아울러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연습 문제에는 보기, 길잡이, 조건, 유의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안내하고, ‘답과 해설’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넷째, 인간의 핵심적인 정신 능력들(상상력, 창의력, 사고력, 공감력 등)을 스토리텔링 활동 중심으로 융합해 다루었다. 그리하여 각종 교과목, 전공 학문, 콘텐츠 갈래, 산업 분야 등에서 두루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힘썼다.
스토리텔링이란?
인간은 항상 이야기를 하며 살아왔지만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야기의 역사를 보면, 문자가 쓰이기 이전에는 주로 입말로 설화와 같은 구비 문학이 전승되었고, 인쇄술이 발달하고 글말이 널리 쓰이던 때에는 소설과 같은 서사문학이 널리 향유되었다. 이런 이야기 행위는 20세기 말엽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 여러 매체를 다중적으로 사용하는 제작과 소통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매체의 발달은 시공간의 제약을 없앴고, 빛, 색, 소리 등 시청각 매체를 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더 정교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서술하고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이로써 인간의 문화생활 중심에 ‘이야기’가 자리 잡게 되었으며, 그 자체가 상품이 되어 ‘이야기 산업’ 혹은 ‘스토리 산업’이 일어났다. ‘스토리텔링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요컨대 ‘스토리텔링’이란 전통적인 이야기 행위에서 나아가 매체를 다중적으로 활용하는 문화(콘텐츠)산업 시대의 이야기 활동 전반, 즉 아이디어의 발상과 기획에서 창작과 제작을 거쳐 이야기물이 산출되기까지를 포함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소비하는 과정까지를 광범위하게 가리키는 말이다.
이렇듯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에는 최근 몇십 년 동안 일어난 문화적·산업적 변화가 함축되어 있다. 이 책은, 이야기의 형식과 관습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아무리 겉모습이 달라져도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이야기의 특징, ‘사건의 서술을 통해 삶을 인식하고 표현함으로써 의미를 형성 및 소통하는 활동’이라는 본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에 관한 연구와 학습은 더욱 중요해졌고, 과거의 기준에 매이지 않되 현재의 유행에 쓸려가지도 않으면서 바탕을 다지고 초점을 잡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스토리텔링,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이야기와 마주한다. 뉴스에는 사건 사고가 넘쳐나고, 넷플릭스와 왓차 등 OTT 플랫폼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드라마와 예능이 등장하며, 유튜브에도 각자의 사연과 이야기가 담긴 영상이 매일 수백 개씩 업로드된다. 이렇게 이야기가 넘쳐나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아 ‘나만의’ 이야기를 지으려 하면 무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왜 이야기 창작은 쉽지 않은 것일까? 왜 내가 지은 이야기는 다른 것들처럼 그럴듯하고 감동적이지 않을까? 그것은 무엇보다 자신이 하나의 뜻 있고 완결된 사건을 그려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 진실하고 흥미로운 ‘스토리 세계’를 창조하려면 여러 궁리와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저자는 이야기를 지으려는 스토리텔러는 먼저 무엇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이야기를 창작하는지부터 분명히 세우기를 권한다. 그런 다음 이야기 양식 전반을 대상으로 한 이론을 바탕으로 일반 요령을 다룸으로써 기본적인 안목과 기법을 익힐 수 있게 한다. 스토리텔링의 영향력은 갈수록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체가 갈래가 다양화하고 있어 일괄하여 살피기 어렵다. 따라서 지엽적인 기술 습득보다는 어떤 제재든 활용할 수 있는 상상력, 인물 그리기 기법, 플롯 짜기 요령 등과 같은 기본을 튼튼히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각자 스스로 실제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설, 영화 등을 포함한 각종 작품 분석, 재창작 등을 하는 300여 개의 연습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의 ‘답과 해설’도 마련했다. 그리하여 단계를 밟아 학습하면 마침내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새로운 이야기의 창작자가 되기 위한
이 책의 활용법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이야기와 스토리텔링’에서는 기본 이론을 다루며 핵심 용어를 정의한다. 제2부 ‘스토리텔링 기법’에서는 스토리 층위의 사건, 인물, 공간 등의 설정과 서술 층위의 인물 그리기, 플롯 짜기, 서술 상황과 방식 설정 등의 기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때 〈겨울 왕국〉, 〈기생충〉 등과 같이 잘 알려진 국내외 명작들을 분석하며 풀이한다. 제3부 ‘스토리텔링 연습’에서는 창작의 실제 요령을 각종 프로그램과 연습 문제를 통해 익힌다. 이렇게 이 책은 차근차근 따라가면 스토리텔러로서의 기본 소양과 서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필요에 따라 어느 한 부분을 선택해 참고해도 무방하다. 3~4명이 조를 짜서 학습할 수도 있고, 또 작품 스케치를 어느 정도 한 다음 이 책을 참고하며 수정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은 범람하는 이야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꿈꾸는 이에게 나침반이 될 것이다. 아울러 여러 창작 교육 현장은 물론,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하기 위한 교육 자료로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 감각을 예민하게 벼리며 상상력에 불을 지르기 위한 하나의 길잡이다.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 문해력’ 향상을 돕고, 창작 과정을 위협하는 여러 유혹을 합리적으로 이겨내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 _「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