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 제목과 외면받는 제목,
그 차이는 무엇일까?
“기자님이 뽑아주신 제목으로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었어요.”
“흥미롭고 깔끔한 제목이에요.”
“제 취향 저격 제목이에요.”
“제목으로 글까지 달라진 기분입니다.”
도대체 제목을 어떻게 지었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 온라인 매체 〈오마이뉴스〉에서 편집기자로 일하고 있는 최은경 기자에 대한 이야기다. 기자는 말한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만큼이나 제목을 잘 뽑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다. 글쓰기 플랫폼은 차고 넘친다. 거기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디바이스를 통해 뉴스 기사에서부터 개인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종류와 양의 읽을거리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글을 읽게 되는 걸까? 반대로 말하면 어떤 글을 외면하는 걸까? 그 선택에는 분명 ‘제목’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사람들이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욕구를 자극하는 치밀한 장치가 숨어 있는 ‘제목’ 말이다. 사람들이 제목 짓는 일을 점점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은이는 “10명보다는 100명, 200명보다는 1000명이 봤으면 하는 게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 마음을 충족시키는 제목, 어떻게 지어야 할까? 제목을 잘 뽑는 특별한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지은이의 말에 따르면 그런 법칙은 없다. 독자를 사로잡는 제목이 그렇게 쉽게 나올 리 없다. 곧 원고에 대한 이해와 고민, 시대 상황이나 대중의 의식 흐름에 맞는 여러 시도와 시행착오를 통해 좋은 제목이 만들어진다.
“만약 성공의 경험을 더 많이 갖고 싶다면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먼저 성실할 것. 같은 내용을 읽어도 다른 제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니 여러 각도에서 가능한 한 제목을 많이 뽑아봐야 한다. 조사를 바꿔 차이를 느껴보고, 문장의 앞뒤 순서를 바꾸면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테스트해본다. 후킹(대중을 낚아채는) 단어를 최대한 끌어내고, 소리 내 읽어서 어감이 조금이라도 어색하면 자연스럽게 다시 써본다. … 또 한 가지는 ‘오늘의 제목’을 기록해보는 것.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봐야 한다고 하지 않나. 좋은 제목도 그렇다. 내가 발견한 좋은 제목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하나씩 짚다 보면, 좋은 제목에 가까이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책 《이런 제목 어때요?》에는 22년 차 베테랑 편집기자의 제목 뽑는 노하우, 치열한 고민의 과정이 담겨 있다. 이를테면 편집기자는 어떻게 제목 훈련을 하는지, 제목을 잘 뽑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무엇인지, 문장 순서만 바꿔도 제목의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제목은 왜 짧을수록 좋다고 하는지, 제목에서 타깃 독자를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읽히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눈길을 끌려다 오히려 독자를 놓치는 경우는 왜 생기는지 등이다.
제목을 잘 뽑는 ‘특별한 법칙’은 없다지만 그럼에도 책은 ‘독자를 사로잡는 제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중요한 지점들을 짚어준다. 그 지점들을 따라가다 보면 ‘제목’을 통해 전략적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다. 아울러 지은이의 말처럼 “제목 짓는 과정을 즐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