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고 하지 마세요, 고양이니까요.
인간들이 모두 잠든 밤,
비로소 고양이만의 세계가 열리는 시간.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 자신만의 일상을 꾸린다.
인간들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때론 치밀하고 때론 깜찍하게.
우리가 함께 맞는 수많은 밤의 시간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은밀하고 기묘한 이야기. 고양이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리고 고양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양이의 밤’이 궁금했다. 인간들은 알 수 없는 묘한 밤의 시간들, 그 궁금증이 ‘안 자고 묘하니?’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 책은 고양이 시점에서 그려지는 동시에 "밤"이라는 한정적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점에 있다. ‘밤’이 주는 다채로운 색깔 속에 ‘묘한’ 고양이들만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으로도 기대가 되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간혹 고양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라고들 한다. 그 말에 담긴 의미는 고양이 특유의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성향, 또는 고양이가 가진 신비로운 분위기를 뜻하는 게 아닐까. 가까운 듯하면 멀어지고, 멀어진 듯하면 가까워지는 밀당의 귀재! 그러나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그건 바로 고양이!
고양이가 만약 글을 쓴다면 어떨까.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의 일상을 기록해 둔다면? 이 이야기는 고양이가 기록한 밤의 이야기다. 집사가 잠든 밤, 고양이는 홀로 집을 나선다. 잠든 인간들의 세상 속에서 고양이의 세상은 더욱 빛을 발한다. 친구들을 만나 술래잡기를 하고, 늦은 밤까지 불 켜진 인간들의 세상을 탐험한다. 그러다 때론 술 취해 비틀거리는 옆집 남자를 만나기도 하고, 연인과 헤어져 울고 있는 이름 모를 여자와 마주치기도 한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은 때론 하찮고 때론 안쓰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고양이는 쉽게 동요되거나 선뜻 위로의 손길을 건네지 않는다. 그저 고양이식 안부를 물을 뿐. 그러나 그런 담담한 고양이의 안부는 때론 인간에게 더없는 따듯함으로 다가온다. 하루하루 각자의 일상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간들에게 고양이가 내민 담담한 안부는 진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을 준다. 고양이는 알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래서 그들은 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어쩌면 고양이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