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의 최신작!
전 세계 55개 언어로 번역, 1500만 부 이상 팔린 〈핀두스 시리즈〉를 쓰고 그린 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최신작 《집으로 가는 길》이 그린애플에서 출간되었어요. 풍성한 볼거리가 특징인 누르드크비스트의 그림책답게 이 책도 다채로운 공간 배경과 다양한 캐릭터로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지요. 새들이 사람처럼 말하고, 딱정벌레가 새처럼 짹짹거리는 숲속을 지나가면 발 디딜 틈도 없는 어수선한 마녀의 집이 나와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보면 실재의 환상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바닷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요. 장면 하나를 10분 넘게 보고 열 번 넘게 봐도, 또다시 새롭고 흥미로운 걸 발견할 수 있을걸요?
삶을 충만하게 만들어 줄 인문학적 지식의 첫걸음
《집으로 가는 길》의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배경 속에 신화와 전설은 물론 각종 고전 문학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에요. 이 책에는 어딘지 익숙한 존재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지요.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을 도와주는 작은 사람들과 뒤이어 나오는 거인의 모습에서는 《걸리버 여행기》가, 흉측한 트롤의 모습에서는 북유럽 신화가 떠올라요. 언젠가 쏟아질 장마를 대비해 배를 만드는 목수 아저씨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성경》이, 지나가는 잠수함을 바라보며 분홍색 돌고래와 티타임을 즐기는 공주님의 모습에서는 《인어 공주》가 연상되지 않나요? 《거울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하지만 사실 영국 전래 동요 속 주인공인 험프티 덤프티, 《해저 이만 리》와 《피노키오》를 동시에 연상시키는 잠수함 속 함장 아저씨 등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겠죠. 이처럼 익숙한 존재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바는 과연 무엇일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의미
‘아이가 집으로 가기 위해 모험을 한다’는 것은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과 예상치 못한 경험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는 뜻일 거예요. 안전한 울타리인 집을 떠난 아이는 각종 사건과 맞닥뜨리며 고생하지만 때로는 상상하지 못한 호의를 받기도 하지요. 갑자기 나타난 작은 이들이 꼭 필요한 것들만 들어 있는 배낭을 선물해 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기관사는 차비 대신 막대 사탕을 받아 주고, 풍랑 속에서 불쑥 잠수함이 올라와 구해 주기도 하지요. 주인공은 이 같은 호의 덕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거예요. 한 아이가 진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필수예요. 부모의 지원과 친구의 우정, 낯모르는 이의 친절함까지! 때로는 울적할 때 미소를 주는 새소리나 꽃 한 송이까지 아이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지요. 이 같은 도움의 손길 중 ‘독서’를 빼놓을 수는 없을 거예요. 책은 마음이 힘들 때 적절한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막막한 문제 앞에 멋진 해결책을 선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럼에도 날이 갈수록 독서 인구가 주는 까닭은 아마도 어릴 때 ‘재미있는 인문학 독서’를 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매 장면 작가의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꾹꾹 눌러 담긴 《집으로 가는 길》을 통해 아이가 한시라도 빨리 고전 문학과 인문학의 매력에 눈을 뜨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