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단독] 기사를 수없이 써낸 홍성규 대(大)기자의 그때 그 시절 취재 일지
베이비 부머부터 MZ까지
조용필은 어떻게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는 가왕이 되었는가?
조용필은 1980년 1집 때부터 인기를 얻었고 2023년 20집의 티저 격 앨범인 〈Road to 20〉까지 힙한 음악과 뮤직비디오로 주목을 받았다. 46년을 활동하면서 80대부터 20대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말 그대로 국민가수이자 ‘가왕’이다.
그런데 이 가왕이라는 칭호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주어진 것일까? 아니다. 가왕은 조용필이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낸 성취다. 저자는 조용필이 한창 활동을 하던 90년대부터 전속으로 조용필의 과거를 속속들이 인터뷰했다. 이 책에는 이런 취재로 얻어낸 조용필이 음악과 처음 만난 순간, 아버지와의 갈등, 미8군 기지촌 밴드 활동, 열성팬 1호, LP 직접 영업 등 가왕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이 책에는 ‘1985년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2022년 〈세렝게티처럼〉의 연관성’, ‘〈허공〉과 12.12 쿠데타’ 등 명곡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어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최초의 오빠 부대, 〈조용필의 나이트쇼〉, LP 다방…
빛바랜 추억이 조용필과 함께 되살아나다
혹자는 1980~1990년대를 ‘야만과 낭만의 시대’라고 표현하곤 한다. 추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하는, 그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하지만 4050 세대는 가끔 이 시대를 그리워한다. 시대 자체가 아닌 당시 청춘이었던 자신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또한 MZ 사이에서도 LP, 필름 카메라 등 이 시대에 대한 뉴트로 열풍이 거세다. 이 시대가 궁금하다면 시대의 아이콘 조용필을 따라가 보자. 자연스럽게 그때의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
“팔리지 않은 레코드판 재고가 반품되어 돌아와 창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조용필은 그때 마치 죄인처럼 눈치가 보이고, 더 이상 가만있기가 힘들었다. 생각 끝에 직접 몸으로 때워보기로 했다. 레코드판 100장을 받아서 직접 새벽 다방을 다닐 계획을 세운 것이다. 당시 새벽 다방은 클럽에서 밤을 지새우던 젊은이들이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리던 곳이었다. 조용필은 부산으로 내려가 광복동, 남포동, 서면 등 중심가 새벽 다방을 찾아 일일이 DJ들에게 레코드판을 나눠 주며 읍소했다.” - 본문 中
또한 저자는 ‘그 시절 연예계 술자리 문화’, ‘그 시절 기자들의 취재법’ 등을 ‘그때 그 시절’이라는 별도 코너로 만들어 과거를 회상하는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은 조용필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것은 물론, 향수 가득한 8090 시대로 독자들을 이동시켜주는 타임머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