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표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 개정판』(이하 DSM-5)에서 신경인지장애의 주요 인지 영역에 사회인지를 포함함에 따라, 사회인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인지란 타인의 감정, 생각, 의도, 행동 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말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원활히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사회인지의 손상, 즉 사회인지장애는 개인의 업무 능력, 사교 활동 등 사회적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최신 뇌영상 분석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다양한 신경학적 상태에 따른 사회인지장애의 기전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사회인지장애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자폐스펙트럼장애, 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조현병, 치매, 기타 퇴행성 뇌질환을 통해 사회인지장애의 양상과 기전을 살펴보고, 실용적인 사회인지 평가 도구를 소개하는 한편, 사회인지 능력을 개선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론부터 임상까지
사회인지장애에 관한
신경과학 지식을 총망라
『사회인지장애』는 다양한 연령에서 발생하는 사회인지장애에 관한 현대 신경과학 이론을 다루는 전문서로, 뇌손상부터 신경발달장애, 정신질환, 치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사회인지장애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총론인 1장에서는 사회인지장애의 정의를 알아보고, 사회인지장애가 나타나는 다양한 임상적 상태를 개관한다. 특히 얼굴 정체성, 마음 이론, 정서 지각, 정서적 공감, 자기 인식, 귀인 편향, 도덕 추론, 사회적 행동 등 사회인지의 잘 알려진 측면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2장에서는 임상 증후군에서 사회인지를 연구할 때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연구 기법을 다룬다. 특히 뇌영상이 사회인지 연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연구 기법들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설명하며, 사례 연구를 통해 고급 뇌영상 접근 방식을 보완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그런 다음 문화가 사회인지 검사 수행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함으로써, 연구 환경에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아동의 후천적 뇌손상으로 인한 사회적 결과를 연구한 문헌들을 고찰한다. 생애 초기 뇌손상은 분명 사회적 기능장애 위험과 관련이 있으나, 뇌손상과 사회적 기능장애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사회적 맥락, 가족 기능, 아동의 기질, 뇌손상에 대한 적응 등이 뇌손상으로 인한 사회적 결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4장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의 사회인지를 살펴본다. 사회인지가 저하되는 임상 상태는 다양하나, 사회인지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간에는 특별한 관련성이 있다. 사회인지 결함이 자폐 증상의 주요 원인으로 가정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사회인지 결함이 흔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사회인지 결함이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위한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은 아니다. 저자들은 증상, 인지 및 병인론적 수준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이질성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단일 유전자 증후군에 의해 발생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하위 집단’에서 사회인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5장에서는 가장 흔한 뇌손상 형태인 외상성 뇌손상과 뇌졸중을 살펴봄으로써, 후천적 뇌손상 이후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인지의 전반적인 변화를 설명한다. 사회인지장애는 후천적 뇌손상 이후 흔하게 나타나, 일상생활 기능을 손상시킨다. 6장에서는 조현병 연구 문헌을 중심으로, 정신병에서 사회인지가 어떻게 정의되는지 알아본 다음, 정신병에서 사회인지장애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검토하고 신경인지와 관련하여 사회인지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또한 사회인지장애의 추정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간략히 개관하고, 사회인지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심리사회적 및 약리학적 치료 접근법을 톺아본다.
7장에서는 사회인지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치매 증후군을 살펴본다. 치매는 점진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되어 있어, 사회인지에도 영향을 준다. 이 책에서는 전두측두치매, 의미치매, 알츠하이머병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치매의 유형에 따라 사회인지 손상 양상이 다르며, 이는 신경퇴행성 변화 패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사회인지 평가가 필수적이다. 저자들은 치매에서의 사회인지 손상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한다면, 개인 맞춤형 개입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8장에서는 헌팅턴병, 파킨슨병, 다발경화증 등 퇴행성 뇌질환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사회인지장애 유형을 검토하는 한편, 이 장애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이 요인들이 일상생활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다.
9장과 10장에서는 사회인지 평가 도구와 기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평가 도구의 심리 측정적 특징과 연구 및 임상 현장에서의 유용성을 다룬다. 자기 보고 및 정보 제공자 사회인지 평가, 수행 기반 사회인지 평가 등 사회인지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검사는 임상적 적용보다는 연구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임상적 유용성, 신뢰도 및 규준이 잘 갖추어진 사회인지 평가 도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문화 간 적용 적합성, 검사 소요 시간, 채점 용이성, 내적 신뢰도, 검사-재검사 신뢰도, 수렴 타당도, 생태학적 타당도, 임상적 민감도, 규준 연령 등을 고려하여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검사들을 소개한다.
11장에서는 사회인지를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을 살펴본다. 우선 신경심리학적 재활 방법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다음, 사회인지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사회인지 및 사회행동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신경심리학적 개입 방법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회인지 검사 도구를 소개하는 한편, 각 검사 도구의 심리 측정 통계량, 임상적 민감도, 규준 자료, 장단점을 매우 자세히 요약한다.
이론부터 임상까지, 사회인지장애의 모든 것을 망라한 이 책을 통해 사회인지 분야 연구자와 사회인지장애 환자를 진료하는 치료자 모두 실제적인 도움을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