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옷 속에 숨은 동세를
단숨에 파악하고 그려 낼 수 있다!?
사토 후쿠로의 제스처 드로잉은 인체를 똑같이 그리는 것을 넘어 감정과 의도까지 그려 내는 아이디어 스케치다. 전작에서는 ‘동작선’ 하나에 자신이 느꼈던 인상을 담고, 단순한 도형으로 살을 붙여 인체 뼈대를 빠르게 완성하는 법을 배웠다. 이 책 『사토 후쿠로의 유연한 제스처 드로잉』에서는 옷을 입은 복잡한 인체를 ‘빅 셰이프’로 파악하고, 단숨에 의미 있는 선들로 인상을 나타내는 방법을 배운다. 빅 셰이프란 둥글음, 납작함, 묵직함 등의 이미지를 더는 불가능할 정도로 단순하게 표현한 큰 덩어리다. 작은 디테일이 없어도 빅 셰이프로는 옷 속에 숨은 동세, 예를 들어 뒤로 젖힌 몸, 누군가를 부르는 듯이 뻗은 팔, 굳게 버티고 선 다리와 같은 특징을 빠르고 알기 쉽게 나타낼 수 있다. 빅 셰이프에 인상을 제대로 담았다면 디테일이나 옷 주름은 마지막에 보완하는 정도로만 그려 줘도 금세 인물이 전달력 있게 완성된다.
뜻대로 그려지지 않아서 드로잉을 즐기기가 어려웠다면
제스처 드로잉은 특히 자신의 이상과 실력 사이에 생긴 격차로 인해 낙심한 이들에게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는다. 먼저 제스처 드로잉의 핵심은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답이 없다. 자신이 그릴 대상에게서 받은 느낌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어떻게 그리고 싶은지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다. 또한 제스처 드로잉은 전신을 1~2분 사이로 재빠르게 그리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느껴진 인상과 비슷해질 때까지 많이 그리고 과감하게 실패하는 과정은 성장의 발판이 된다. 게다가 놀이처럼 즐길 수도 있다. 사진 속 인물에게서 ‘단순함’과 ‘복잡함’을 찾는 놀이, 형태를 ‘과장’하고 ‘변형’하는 놀이, 비슷한 옷으로 갈아입히는 놀이 등 놀듯이 가볍게 반복해 보자. 제스처 드로잉을 통해 독자들이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회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