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말)
향수 큰 바다 가운데서 눈먼 거북이가 구멍 뚫린 나무를 만나 목을 들이밀고 편히 쉬어가는 것처럼 사람 몸 받기가 그와 같이 어렵습니다. 오늘 다행히 사람의 몸을 받았으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불법(부처님의 정법)을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 했거늘 작금에야 불법을 만났으니 이보다 더 다행한 일이 어디 있으리오.
금생에서 이 법을 잊어버리면 만 번을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일이니 금생에 사람의 몸 받았을 때 어찌 닦지 아니하고 세월만 보낼 것인가.
나옹, 경허 선사님과 옛 조사님들의 지극하신 뜻을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노래들로 지어, 누구나 쉽게 공부해서 너도나도 함께 성불하며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뜻을 말세인들이 어찌 받들지 아니하리오.
진실하게 이대로 읽고 행한다면 대장경 본 공덕에 모자람이 없으리라.
바라옵건대 우리 모두 동공 대원으로 무상보리를 성취할지어다.
(해설)
지금의 힘든 고난을 불교로 극복하는 마음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과정에는 자연 불교경전(佛敎經典)이 수반되게 마련입니다.
법요집(法要集)은 경전의 부처님 가르침 중 요긴하고 주요한 점, 그리고 법회 의식에서 중요한 것들만 가려 뽑아 모은 책입니다.
그러나 법요집에는 너무나 많은 진언이 나와 어떤 것을 먼저 외워야 할지 막막하고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것을 읽고, 무엇부터 먼저 외우라는 해법이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다만 선지자들로부터 배우고 들은 대로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일상에서 알 수 없는 장애가 많을 때는 「항마진언(降魔眞言)」 「반야심경(般若心經)」 「광명진언(光明眞言)」을 염송(念誦)합니다. 이 염송법은 일상에서 언제든지 염(念)하면 됩니다.
길을 가거나 쉬는 동안, 혹은 밥을 먹으면서도 마음으로 염(念)하기에 주변인들에게 별다른 피해 없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삶은 그야말로 순경(順境)과 역경(逆境)의 한도 끝도 없는 반복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라도 순경과 역경이란 두 가지 경계에 휘둘리며 행복과 불행을 오고 가는 것이 우리네 중생의 일상입니다.
인생은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씩 순경과 역경, 행복과 불행, 즐거움과 괴로움, 들뜸과 가라앉음, 숱한 순역의 경계 속을 오고 가며 살아갈 뿐입니다.
그렇듯 우린 외부의 경계, 또한 내면의 경계에 휘둘리며 경계의 종이 되어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을 자기 자신이 주인되지 못하고 경계에 그대로 노예가 되어 이끌리며 살아갈 뿐입니다. 그러니 삶이 힘겹고 괴로운 것입니다.
불교란 온갖 안팎에서 오는 순역의 경계들을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당당하게 맞서 이겨내고 녹여내 삶의 주인이 되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역경이 괴롭다고 버릴 것도 아니며, 순경이 즐겁다고 움켜쥘 일도 아님을 알 것입니다.
역경과 순경이라고 생각하는 양극단의 분별심만 놓아버리면 그 둘은 나를 이끄는 부처님의 손길이 됩니다. 우리 수행의 밝은 재료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본래 순역이 따로 없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진언을 외울 수 있어 감사합니다. 제가 이 힘든 상황들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내려주세요.”
기도는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하고 있는 지금의 자신에게 위기와 고난을 극복하고 참회하고자 하는 의미일 뿐입니다. 아주 사소한 개인의 기도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성심성의껏 기도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