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문학, 매체학, 역사학, 사회학 전문가들의 사유와 물음
문화인류학, 문학, 매체학, 역사학, 사회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 여덟 편의 글을 통해 일본, 북미, 대만, 독일/유럽 등을 횡단하며 각각의 자장을 뛰어넘어 제국의 양가적 유제를 소화하고 동아시아와 세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또 화해로 나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하고자 했다. 그리고 더불어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일상성의 역사, 아래로부터의 역사, 트랜스로컬적인 인간의 재생 가능성에 대한 실천적 연구는 어떻게 가능할까. 둘째, 마이너리티의 경험을 역사화 혹은 서사화하는 작업에 내재하는 언어, 자본, 보편성의 문제를 다중적으로 교차하는 문맥에 올려 사유하기는 가능할까. 셋째, 식민-피식민의 역사를 청산하지 못한 동아시아의 국민국가에서 은폐와 탄압, 잠재와 부상을 반복하는 정치적 무의식 혹은 꿈과 현실의 중층화로 표상되는 식민지적 언캐니, 체내화된 죄의 기억으로서의 가해성 계승의 문제를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인가. 넷째, 기억과 망각을 낳는 사회적 역학과 역사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현재에 인문학과 대중을 어떻게 가교할 수 있을까. 다섯째, 역사 연구가 과거사 문제의 ‘해결’에 어떻게 기여했고 걸림돌이 되었는지를 포착하기 위한 다층적 레벨의 논점과 초점의 차이화를 통한 상대화와 객관화는 가능할까. 여섯째, 소설 텍스트 읽기를 통해 여성들의 ‘일상성 투쟁’ 속에서 자명화되고 고착화된 것의 전복 가능성 찾기는 가능할까. 일곱째, ‘한국’이라는 상상의 공동체가 만들어낸 오늘날의 모습을 자명한 것으로 용인하지 않고 의심하는 실천적 행보는 어떻게 가능할까. 여떫째, ‘다문화에 대한 지역적 반발’과 ‘대중의 도덕적 공황 모럴 패닉’을 해소하고자 한 유럽의 사회통합 사례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문맥에 어떻게 접속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같은 인문학적 사유의 과제와 물음을 도출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동아시아가 화해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