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참뜻을 낱낱이 밝힌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말을 가나다순으로 배열하여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배려하였고, 책 말미에는 이를 주제별로 분류하여 색인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말의 어원과 특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주제는 순우리말, 합성어, 한자어, 고사성어, 관용구, 일본어에서 온 말, 외래어, 은어 등 크게 여덟 가지로 분류하였다.
각각의 표제어에 대한 유래와 그 변천과정을 세세하게 설명함으로써 말의 원래 뜻과 바뀐 뜻은 물론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알 수 있도록 하였으며, 아울러 ‘보기글’도 함께 실어 실생활에서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사전의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이 책이 딱딱하고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지레짐작하지는 말 일이다. 각각의 표제어를 마치 이야기하듯이 평이하게 풀어놓음으로써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따라서 국어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러저러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잡학사전 구실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말을 가나다순으로 배열하여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배려하였고, 책 말미에는 이를 주제별로 분류하여 색인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말의 어원과 특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주제는 순우리말, 합성어, 한자어, 고사성어, 관용구, 일본어에서 온 말, 외래어, 은어 등 크게 여덟 가지로 분류하였다.
이 말이 이런 뜻이었어?
‘시치미를 뗀다’고 하는데, 도대체 시치미는 무슨 뜻인가? 또 우리가 흔히 쓰는 ‘천둥벌거숭이’‘조바심’ ‘젬병’ ‘쪽도 못쓰다’ 등의 말은 어떻게 나온 말인가? 우리가 흔히 쓰는 ‘풍지박산’이나 ‘우뢰’나 ‘개발새발’이 틀린 말이라는데, 그렇다면 올바른 말은 무엇인가? ‘강강술래’가 이순신 장군이 고안한 놀이에서 나온 말이고, 행주치마는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그것이 사실인가?
아마도 이와 같은 물음에 제대로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말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쓰는 말인데도 말이다. 물론 국어사전을 통해서 일부의 말은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국어사전만으로는 뭔가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어사전 자체가 단어의 풀이에 그 비중을 두지, 말의 유래가 어떻고 본뜻은 무엇이고 바뀐 뜻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것에 비중을 두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누런 소로 알고 있는 ‘황소’가 사실 큰 소를 가리키는 말이며, 돼지고기의 한 부위로 알고 있는 ‘갈매기살’이 실은 가로막(횡격막) 부위에 있는 살을 이르는 말임을, 구두쇠로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자린고비’가 정작 기름에 절인 지방(紙榜)을 뜻하는 말임을,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힌다는 의미로 흔하게 쓰는 ‘어처구니없다’에서, 어처구니가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임을 우리는 알고 있었을까?
이 책에서 독자들은 앞에서 언급한 ‘시치미’가 사냥매가 누구 것인지 구분하는 꼬리표임을, 풍지박산이 아니라 풍비박산이며, 우뢰가 아니라 우레이며, 개발새발이 아니라 괴발개발이며, 강강술래나 행주치마는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민간어원에서 비롯된 말임을 알 수 있다.
갈매기살
본 뜻: 돼지고기의 한 부위를 가리키는 말로서, 본래는 ‘간막이살’이 맞는 말이다. 횡격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으로, 간을 막고 있다고 해서 ‘간막이살’이라 부르는가 하면,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다고 해서 ‘가로막살’이라고도 부른다.
이 살은 허파 아래로 비스듬히 걸쳐진 힘살막으로 숨쉴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내린다.
바뀐뜻: 왜 돼지고기의 부위를 가리키는데 난데없는 새 이름을 갖다 붙였을까? 갈매기살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들 한 번쯤 가져보았음직한 의문이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물어봐도 신통한 대답을 못 듣기 일쑤였을 것이다.
이것은 위의 본뜻에서 밝힌 것처럼 ‘간막이살’ ‘가로막살’이 ‘갈매기살’로 발음 전이되어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이 말은 날아다니는 갈매기 고기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본래 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가로막살’이라 부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보기글 : 내가 속초에 놀러가서 갈매기가 날아가는 걸 보고 “야, 저기 안주 날아간다!” 했더니 사람들이 다 웃는 거야. 그러면서 “갈매기살은 진짜 날아다니는 갈매기 고기가 아니라 목살, 삼겹살 하는 것처럼 돼지고기의 한 부위야” 하더라고요.
꼬드기다
본 뜻: 연날리기할 때 연줄을 잡아 젖히어 연이 높이 날아오르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켜 ‘꼬드긴다’고 한다.
바뀐뜻: 연줄을 꼬드겨 연을 높이 날아오르게 하는 것처럼, 남의 감정이나 기분 등을 부추겨 어떤 일을 하도록 꾀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 순진한 아이를 꼬드겨서 어쩌자는 것이냐? 그래서 어머니를 꼬드겨서 말짱한 노인이 돌아가신다고 거짓말 전보를 쳤군요.
시치미 떼다
본 뜻: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시대에 매사냥이 성행했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사냥매를 사육하는 응방이란 직소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당시 궁궐에서부터 시작된 매사냥은 귀족사회로까지 번져나가 많은 이들이 매사냥을 즐겼다.
이렇게 매사냥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길들인 사냥매를 도둑맞는 일이 잦아졌다. 이 때문에 서로 자기 매에게 특별한 꼬리표를 달아 표시했는데 그것을 ‘시치미’라고 했다. 이처럼 누구의 소유임을 알려주는 시치미를 떼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데서 ‘시치미를 뗀다’는 말이 나왔다.
바뀐뜻: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또는 자신이 어떤 일을 벌여놓고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시치미를 딱 잡아떼다’가 줄어서 ‘시치미를 떼다’ 또는 ‘딱 잡아떼다’로 줄어들었다.
보기글 : 아 글쎄, 아랫집 김 서방이 옆집 이 서방이 집을 비운 사이에 이 서방네 씨암탉을 잡아먹고 시치미를 딱 잡아뗐다지 뭐유.
젬병
본 뜻: 원래는 전병(煎餠)에서 나온 말이다. 전병은 부꾸미를 이르는 말로, 찹쌀가루나 수숫가루 따위를 반죽하여 속에 팥을 넣고 번철에 부친 떡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부꾸미는 부쳐서 잠시만 놔둬도 들러붙고 까부라져서 떡 모양이 형편없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형편없어진 부꾸미의 모양에 솜씨를 빗댄 말이 젬병이다.
바뀐뜻: 해놓은 일이나 물건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형편없어진 모양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형편없음을 가리키는 속어로도 쓰인다.
보기글 : 일이 이렇게 되면 이거 아주 젬병인데, 어떻게 하면 좋지?
조바심하다
본 뜻: 옛날에는 타작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했다. 조를 추수하면 그것을 비벼서 좁쌀을 거둬야 하는데, 조는 좀처럼 비벼지지는 않고 힘만 든다. 그래서 조를 추수하다 보면 마음먹은 만큼 추수가 되지 않으므로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다.
바뀐뜻: 어떤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여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졸이는 것을 말한다.
보기글 : 그게 그렇게 조바심한다고 되는 일이냐? 좀 진득하게 앉아서 기다려보자꾸나.
쪽도 못 쓰다
본 뜻: 이 말은 본래 씨름판에서 나온 말이다. 씨름판에서 상대한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힘은 힘대로 빼면서 애를 먹는다.
이런 기술을 ‘발쪽을 붙인다’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도 쓰지 못하고 당했을 때 ‘쪽도 못 썼다’라고 한다.
바뀐뜻: 상대해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리어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는 사람이나 어떤 사물에 혹할 정도로 반하여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