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은 어떻게 아름답고 튼튼한 육각형 집을 지을 수 있었을까?
벌집에는 ‘재료과학’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
주변이나 미디어에서 접하는 생물들을 보면 신기하고 궁금한 점이 하나씩 생기기 마련이다. 벌은 왜 육각형으로 집을 짓는 것일까? 그것도 완벽하게. 나비의 날개나 자개, 공작의 깃털은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색깔을 띨까? 연잎은 어떻게 물방울을 또르르 굴리는 걸까? 등. 이 책은 재료과학이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생물들의 신기하고도 뛰어난 능력을 살펴보고 있다.
재료과학이란 물질을 합성하고, 만들어진 제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과학기술의 한 분야다. 어떤 제품을 제조하는 데 기여하므로 공학에 속하지만, 물질의 근본을 탐구하지 않으면 물성을 해석하지 못하므로 과학이기도 하다. 따라서 재료과학은 물리, 화학, 전기/전자, 기계 등의 분야를 넘나든다.
그동안 여러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생물에 관해 다루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러한 대부분의 시도들은 주로 모방과 신제품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물이 지닌 특징들을 알아내어, 그것을 활용해 인간생활에 필요한 제품개발을 하는 것에 집중한 것이다. 생물이 지닌 기초원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생물들이 지닌 기능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사실에 주목해 열 개의 생물들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도마뱀붙이의 발가락, 북극곰의 털, 박쥐의 날개 등
생물의 놀라운 기능 속 과학의 모습들
이 책에서는 각 꼭지별로 한 생물의 특성을 먼저 기술하고, 이 특성에서 볼 수 있는 재료과학의 기본원리를 찾아 간략하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재료공학과 관련해 총 열 개의 꼭지에서 설명된 열 개의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생물의 놀라운 기능을 모방한 제품에 관해서보다는 그 기능 안에 내재된 과학 원리를 충실하게 설명한다.
각 장마다 과학 용어를 가급적 충실하게, 그리고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이를 읽지 않아도 본문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던 생물들이 어떤 재료과학적 원리에 도움을 받고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면 더 이상의 바람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