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에는 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까?
불쾌한 상황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인드셋이 먼저다!
scene 1. 〇〇이 자리에 앉아 일하고 있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동료가 한마디 던진다. “〇〇, 책상이 폭탄 맞았네. 대체 언제 청소하고 안 했어요?”
scene 2. “오늘 신문을 보니 여자들이 지도를 잘 못 본다는 게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더라고요.”
scene 3. 이웃이 괜히 시비를 건다. “어머나, 며칠 사이에 살이 더 찐 것 같네.”
만약 당신이 이와 같은 말을 들었다면 무어라 맞받아쳤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얼굴 붉히며 상대를 인신공격하지 않고도 세련되게 이길 수 있는 한마디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터널 시각tunnel vision’이 형성된다. 다시 말해 생각이 단 2가지 가능성으로 축약되는 것이다.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공격할 것인가? 하지만 도망칠 수도, 공격할 수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머리는 돌아가지 않고, 이렇다 할 대책은 없고……. 자신이 한없이 무능하고 유약해 보인다. 무엇을 하든 좋은 방법이 아닐 것 같다. 마음이 한없이 움츠러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이 종결되면 갑자기 눈이 확 뜨인다. 그렇게 떠오르지 않던 대답들이 입에서 술술 흘러나온다. 문제는 때가 너무 늦었다는 것! (48쪽)
아무리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면 상대의 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우리의 뇌는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맞닥뜨리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게 되면 불안 지수가 상승해 생각하고 추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뇌 기능이 저하된다.
그렇기에 마티아스 뇔케는 언제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는 여러 대화법을 익히고 연습하면서 ‘마음의 충돌 방지 유리막’을 미리 만들어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게 되면 불쾌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뇌는 유리막을 작동시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대화들을 즉각적으로 떠오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심리학, 뇌과학, 상황 분석력, 인간관계론 등을 비롯, 여러 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대화의 기술들은, 무례한 이들에게 말 한마디 하지 못해 돌아서서 늘 상처받기만 하던 선량한 사람들이 세상의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생생한 대화로 구성된 다양한 상황(scene) 제시
→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솔루션 제공
→ 팁(Tip)으로 정리한 뒤 나만의 대화법 만들기
아무리 재치 있는 말이라도 정작 그 순간에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한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면 그 역시 소용이 없다.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의 저자 마티아스 뇔케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이 ‘순발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순발력을 기를 수 있을까? 마티아스 뇔케에 따르면 부단한 연습과 훈련, 철저한 사전 준비가 순발력의 핵심이다. 그래서 이 책은 순발력 기르기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scene)들을 실감 나는 대화로 소개함으로써 몰입을 높이며,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맞고 명쾌한 대화법을 제공한다. 그런 다음에 팁(tip)을 통해 앞에서 배운 대화법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연습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체화되도록 할 뿐 아니라 실전 대응력을 높여준다.
이 책을 통해 순발력 있게 말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불리한 상황도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고, 남들이 하는 말에 끌려다니지 않으며, 갈등을 유연하고 부드럽게 해소함으로써 나의 사회적 평판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무례하고 불합리한 상대에게 맞서
헐뜯지 않으며 우아하게 이기는 어른의 대화법
혹시 주변에 괜한 트집이나 시비를 걸면서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퍼붓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면 ‘칭찬의 탈’을 교묘하게 쓴 채 당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며 당신을 괜한 화풀이 대상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한 사람을 마주하면 대놓고 싫은 소리는 하지 못한 채 속에서는 부아가 치밀어오를 것이다. 게다가 왠지 상대의 말이 나의 가치와 인격을 훼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도 상대의 악의적인 비난은 나의 존엄성과 자의식을 위협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라 그저 당하고만 있거나, 상대는 오히려 농담으로 한 말인데 괜히 예민하게 대응하는 거 아니냐면서 몰아붙일 때다.
이럴 때 적절한 한마디를 날려야지, 괜히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나 화가 치민다고 속마음을 다 내뱉으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몰릴 수도 있다. 《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는 제목처럼, 위기 상황에 빠진 나를 구해줄 적절한 한마디들을 안내한다. 눈길을 끄는 대화법인 반박문 기술, 번역 기술 등을 한번 살펴보자.
먼저 ‘반박문 기술’은 신문의 ‘반론문’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 기술은 창의적인 대답을 고민하느라 머리를 쥐어짤 필요가 없다. ‘상대의 그릇된 판단을 바로잡는다’는 원칙을 염두에 두면 된다.
그다음 ‘번역 기술’은 이름 그대로 번역가가 되어 상대의 악의적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대가 나를 ‘돌머리’라고 비아냥거렸다면, 돌의 특성과 장점에 착안한 ‘주춧돌’이라는 말로 맞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독설을 달콤한 말로 바꾸는 ‘꿀벌의 혓바닥’ 기술을 쓰는 것이다. 번역 기술에는 상대의 독설을 더 독한 말로 옮기는 ‘독사의 혓바닥’ 기술과 상대의 공격 날을 무디게 만들고 나를 내세우는 ‘외교관의 혓바닥’ 기술도 있다.
‘독사의 혓바닥’은 약간의 과장이 필요하다. 상대의 말을 원래보다 약간 더 악의적으로 해석해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의 말에 숨은 비열함을 끄집어내어 상대의 코앞에 들이미는 것이다. 아무리 둔한 상대도 자기가 지나쳤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확실하게 대꾸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무례한 언사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꾹 참아야 할 때 치밀어 오르는 불쾌한 감정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148쪽)
어떻게 해야 말문이 트일까?
대화의 고수로 거듭날 9단계 순발력 훈련
저자는 순발력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훈련법들을 9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비열한 공격을 받았거나 불쾌하거나 난감한 상황에 놓였을 때 유머를 통해 재치 있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 방법을 비중 있게 다룬다. 예를 들어 새로 산 옷을 친구에게 자랑할 때, 친구의 말투에 비아냥거림이 섞여 있다면 어떨까? 상대의 무례한 언사를 그냥 지나친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의 말에 숨은 비열함을 끄집어내어 상대의 코앞에 들이밀어야 한다. 물론 상대가 당장 사과할 수도 있지만, “왜 내 말을 그렇게 해석해?”라며 과민하게 반응하냐는 식으로 몰아붙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내가 과민한 게 아니라 네 말투가 그랬어”라고 반박하면 된다.
Q가 V에게 시비를 건다. “화장이 너무 진한 거 아닌가? 완전 피에로가 따로 없네.” V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맞아. 환한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이 있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동료가 많아서 말이지.”
문제의 Q가 P에게 또 이렇게 말한다. “자넨 늘 꼴찌를 맡아서 하는군.” P가 대답한다. “맞아.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거든.” (146쪽)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대화의 기술들은 상대가 오물을 투척한다고 해서 나까지 그 오물을 뒤집어쓰는 방식이 아닌, 할 말 다 하면서도 적을 만들지 않는 깔끔하고 우아하며 사회적 지위와 품위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들이다.
이 책이 전하는 순발력 있는 대화법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이상한 말을 내뱉어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거나 결정적 순간에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말들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여러 상황에 어울리는 대화법들을 꾸준히 연습해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지 못해 그에 맞는 적절한 말들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이 책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대화법들을 따라 해보고 체화함으로써 이전과는 다르게, 좀 더 자신 있는 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설득해야 하는 비즈니스, 서비스 종사자들에게도 유용한 ‘대화법 지침서’가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