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 창간된 저널 『통보』는 유럽에서 동아시아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에 탄생했다. 동양학이라는 학문적 틀 안에서, 다양한 학자들이 정치, 경제, 인류학, 고고학, 민속학, 종교, 미술, 언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동아시아를 연구했다. 특히, 프랑스와 네덜란드 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발간한 이 저널은 동서양의 학문적 교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력은 유효하다.
이 책은 『통보』의 창간호부터 1950년까지 60년간 실린 주요 논문과 자료를 번역하고 해설한 중요한 연구서이다. 저자 박세욱과 이연주는 방대한 분량의 논문 목록을 한국어로 번역해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 논문이 다루는 주제와 학문적 가치를 분석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동아시아 각국의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을 서구 학자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바라봤는지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다. 이 과정에서 저자들은 유럽 학자들이 한국에 대해 남긴 연구 기록에도 주목한다. 한국 관련 자료는 오늘날의 연구자들이 당시 서구가 동아시아, 특히 한국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통보』에 실린 논문들은 당시 동양학자들 간의 경쟁과 협력의 장이었으며, 동아시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연구의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 연구들이 서구에서 동아시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밝히는 작업은 오늘날에도 의미 있는 학문적 성과로 평가될 것이다.
이 책은 동양학, 역사학, 인류학, 민속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유럽 학자들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를 어떻게 분석하고 기록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필수적인 참고서가 될 것이다. 동서양 학문 교류의 중요성과 그 속에서 발견된 학문적 성과들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학문적 소통의 중요성을, 서구와 동양의 지식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