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우리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는 우리가 하는 일과 존재 방식에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홈런을 70개 치는 선수에게 존경과 감탄의 찬사를 보낸다. 그 이유는 훈련과 노력의 결과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스테로이드제나 유전학적으로 강화한 근육의 힘으로 홈런을 70개 치는 경우라면 어떠한가? 아마도 그렇게 되면 우리의 존경과 감탄은 퇴색할 것이다. 주어진 능력과 자신의 끝없는 훈련과 노력 그 안에 스포츠 정신, 스포츠 윤리는 존재한다. 그렇다면 골프선수가 시력을 개선하기 위하여 안과 시술을 받는 것은 어떠한가? 훈련 중에 기술적 도움을 받아 연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어떠한가? 당근 주스를 먹거나 식단 계획을 잘 짜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은 어떠한가? 외국으로부터 훌륭한 코치를 지원받아 전문가 훈련을 받는 것은 어떠한가? 그러한 지원이 있는 선수와 그러한 지원이 없는 선수의 경쟁은 공정한가?
스포츠는 대개 고된 훈련을 요구받는데 미성년의 경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된다. 부모와 자녀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우 스포츠 윤리는 무엇인가?
나날이 심화되는 스포츠의 상업화와 승리라는 과열된 목표 아래 도핑, 승부조작, 과도한 팬덤, 언론과 미디어의 시청률에 대한 집착 등은 스포츠의 본질적인 가치를 약화하고 스포츠 정신이 아닌 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선수와 팀, 스포츠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괴롭게 만든다.
2024년은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창립 25년 되는 해이다. 1999년 스포츠 정신, 즉 공정성, 존중, 협동심, 자기 통제, 그리고 성실성을 포함한 도덕적 가치와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법학자들이 한국스포츠법학회를 창립한 이래 우리나라도 스포츠 법학에 대한 연구가 이제 성인기를 훌쩍 넘었다. 그러나 최근 파리 올림픽을 폐막하면서 몇몇 선수가 고발한 우리 스포츠 현장은 스포츠 정신을 제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세가 되어 있는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