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며 쓴 소설로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의 본격 비즈니스 소설
저자 누카가 미오는 1990년에 태어난 젊은 작가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10살 때였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국 고등학교 문예 콩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대학 재학 중에 쓴 소설로 후나하시세이이치켄쇼 청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떡잎부터 남다른 소설가였던 셈이다.
하지만 바로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집필한 『옥상의 윈드노트』로 제22회 마쓰모토 세이초상을, 『외톨이들』로는 16회 쇼가쿠칸 문고소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두 소설은 2015년 6월 26일 동시에 출간되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직장을 그만둔 작가는 지금은 소설가 겸 프리라이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가 팔렸다』는 2022년 발표된 소설이다.
|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가 팔린다면?
그래도 출근하면 (새로운) 동료들이 있다
어머니의 추억이 어린 향기를 지키기 위해 전통 깊은 회사 ‘하나모리 비누’의 총무부에서 근무하는 다다오미. 어느 날 갑작스럽게 해외 화장용품 제조회사인 블루아가 하나모리 비누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뉴스를 보게 된다.
회사는 난리가 난다. 회사 건물 청소 위탁업체도 자신들과의 계약은 어떻게 되는 건지 문의 전화를 걸어 오고,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가 몽땅 빨린다. 무엇보다 임직원들 스스로 이 인수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체 하나모리 비누는 왜 인수되는 것인지, 매수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지금까지 일해온 직원들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지만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새로이 나타난 사장은 우리 말을 전혀 못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새 사장을 곁에서 모시고 있는 통역이 다다오미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대만인 이웃 바이유 아닌가? 그는 영어 이름 다니엘로 불리고 있었다.
|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
과연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기업이 인수되었다는 뉴스는 쉽게 귀에 들어온다. 많은 회사들의 운명이 오늘도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운명이 바뀐 회사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매수된 쪽 회사 임직원들의 입장은? 그리고 매수한 회사 임직원들의 입장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 않을까?
문제는 두 회사 사이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하나모리 비누의 젊은 직원들은 역사가 긴 회사에 흔히 생기는 부조리가 일거에 개선되지 않을지, 은근히 기대를 품고 매수를 찬성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경력 긴 고참 직원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부서간에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총무부는 회사가 매수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직원도 나타난다. 애사심이 깊은 일개 사원도, 회사가 싫었던 경영자도 있다.
하나모리 비누의 젊은 피 다다오미와 블루아의 연결자 바이유는 하나모리 비누와 블루아 사이에 흐르는 넓고 깊은 강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은 두 개의 회사를 하나로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
월급쟁이에게 회사는 냉혹한 곳이겠지만, 이 작품 속 회사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희망의 길을 밟아나간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다음날 출근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