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
오랑꼬레아들의 발자취
인구 2억 8천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는 중위 연령 29세로 ‘젊은 국가’라는 특성을 지닌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인구의 40%를 차지할 뿐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도 동남아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하지만 작가가 40여 년 전 처음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가졌을 때, 인도네시아는 ‘미래의 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잠재력만 가득한 나라였다. 그런데 이제 그 잠재력이 겉으로 드러나 무섭게 용트림하며 성장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신성철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한 후, 1980년대 말부터 한상기업에서 10년 동안 현지에서 근무하며 인도네시아 사회를 몸소 경험했다. 이후 1999년, 현지에서 뉴스미디어 데일리인도네시아를 창간해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왔다. 그의 연구와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은 탄생했다. 공저자인 조연숙 역시 1997년 인도네시아에서 생활을 시작해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생활사를 담아내는 데 기여했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양국 간의 경제적, 외교적 관계 발전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외부자의 시선이 아닌,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의 기록으로서,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현지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서는 인도네시아 한인 사회의 형성과 발전을 다루며, 한인공동체의 성장 과정과 한인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담았다. 한인들이 현지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문화와 융합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다. 2장은 경제와 비즈니스를 다루며,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펼친 다양한 사업들과 양국의 경제 개발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3장은 외교에 초점을 맞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외교 관계 발전 단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이 책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최초" 역사를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한국의 해외 투자 1호, 최초의 해외 생산 공장, 최초의 유전 개발 사업 등 수많은 "최초"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낯선 땅에서 한국인들이 개척해온 길이며, 그 과정에서 이룬 성취들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나라로 인식된다. 이 책은 그런 낯섦을 이해하고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도네시아의 기후와 지리, 문화적 다양성,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보다 깊이 있는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에서의 한국인들의 삶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도네시아와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인도네시아를 향한 새로운 시각을 얻고, 양국의 미래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의 이야기와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경제적·외교적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 귀중한 자료다. 인도네시아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국제 비즈니스와 외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유익한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