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과학 대잔치
생동감 넘치는 캠핑의 현장 속으로
- 유심한 관찰이 열어젖히는 살아 숨 쉬는 과학의 세계
- 캠핑 중에도, 캠핑 후에도 과학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 줄 책
이 책을 이루는 중요한 축은 ‘관찰’이다. 캠핑장이라는 비일상의 공간은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주변 현상들과 눈을 맞출 여유를 선물한다. 유심한 관찰은 관심과 질문으로, 곧이어 앎과 깨침으로 이어지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해 준다. 이 책은 그런 관찰의 순간들에 주목한다.
예컨대 느긋한 걸음으로 산책을 즐기다가 여름철 식물의 잎사귀에 시선이 머무르면 진초록 색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광합성과 증산작용에 대해 알게 되는 식이다. 나아가 잎사귀와 줄기의 배열로 질문이 뻗어 가며 잎차례의 규칙성에서 피보나치수열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고지대 캠핑장의 기온에는 대류권의 영향이, 해안 절벽의 암석에는 고생대의 흔적이, 불빛에 모여든 곤충의 움직임에는 배광 반응이, 화려한 캠프파이어에는 연소의 원리와 불꽃반응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지식은 일상으로 복귀한 후에도 독자의 자산으로 남아 과학을 대하는 태도를 탈바꿈하게 해 줄 것이다.
이외에도 텐트 안팎에는 무궁무진한 과학의 세계가 캠퍼들을 반긴다. 캠핑이 자연 속에 나만의 작은 집을 짓는 일이라면 집을 짓는 일도, 집과 그 안의 사물도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출발! 1박 2일 캠핑 과학》은 튼튼한 텐트를 짓는 폴대의 탄성력부터 어둑한 캠핑의 밤을 책임지는 랜턴 속 전류의 원리, 최고의 일출 사진을 남겨 줄 카메라 구조의 특성까지 1박을 지내는 동안 만날 수 있는 각종 사물 속 과학을 한데 모아 설명한다.
이러한 내용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과학 지식에 생동감과 현장성을 불어넣는다. 텐트가 폴대와 천이 갖는 인장력 그리고 압축력의 상호작용으로 세워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원재료의 특성에 따라 폴대의 탄성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캠핑 장비를 구매하고 설치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즉 딱딱했던 과학 지식을 실생활에서 보람 있게 활용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나만의 관점으로 자연 세계를 탐구하다
- 자연을 마주하는 사려 깊고 섬세한 시선
- 기후 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캠핑을 고민하다
이렇듯 《출발! 1박 2일 캠핑 과학》은 캠핑장이라는 공간이 품고 있는 생생한 과학 이야기를 하루 동안 촘촘하게 소개하며 과학과 함께하는 캠핑의 매력을 속속들이 보여 준다. 하지만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 스스로 공간을 대하는 태도를 성찰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도록 이끈다는 점에 이 책의 특별함이 있다. 특히 책 곳곳에 담긴 지속 가능한 캠핑을 향한 제안은 청소년에게 자연에 대한 태도를 재고하게 한다.
먼저 본격적으로 캠핑을 시작하기에 앞서, 캠핑장이 잠시 즐기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며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공간임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중립을 기본 철학으로 삼아 자연과 교감해야 할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탄소 제로 영지 이용하기를 비롯한 제로 웨이스트, 플로깅 등 자연을 해치지 않고 캠핑을 즐기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은 앎을 실천으로 연결하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준다.
캠핑 속 과학을 이야기할 때도 이러한 관점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예컨대 이상고온현상이 계절 변화 및 말라리아의 확산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동물 착취 없는 단열재와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보냉재로는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고, 꿀벌 개체 수를 회복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보여 준다.
특히 이 책이 캠핑 준비물을 챙기고, 텐트를 짓고, 주변 지형과 산책로, 숲속을 탐방한 후 바비큐와 캠프파이어를 하는 등 일련의 캠핑 과정을 따라 구성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캠핑장에 들고 가 각종 체험과 활동을 즐기며 참고하기에도 좋다. 캠핑을 마친 후 기억을 복기하며 몸으로 경험했던 과학 지식을 찾아 곱씹어 보는 재미 역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