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능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는 세상,
사람과 AI가 공존할 방법은 없을까?
인공지능 로봇인 ‘스펨’이 폭넓게 활용되면서 생활 편의성이 극대화된 근미래. 그러나 스펨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곳곳에서 시위를 일으킨다. 대부분의 인간 노동이 스펨으로 대체될 위험에 처하고,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부유한 사람들은 도심부에 살고, 가난해진 사람들은 점차 주변부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주변부의 빈 건물들이 잇따라 붕괴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2045년 누가, 왜, 학교를 공격할까?
성구를 비롯한 주변부 아이들은 붕괴 사고가 가까운 학교까지 위협해 오자 그 배후를 두고 매일 토론을 벌인다. 아이들은 끝내 첫 희생자가 나온 붕괴 사고에 대해 더 이상 사고가 아닌 테러로 보아야 한다며 정보와 증거를 수집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동혁은 전철역 플랫폼에서 스펨이 알 수 없는 글귀 앞에 홀린 듯 무리 지어 있는 걸 목격한다. 겉모습으로는 인간과 구별되지 않는 ‘유령 스펨’이 거리를 활보한다는 소문,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 점점 좁혀오는 테러의 위협 속에 주변부 아이들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2044년 암센터 투병 중인 유이와 스펨 ‘일삼’이 만나다
주인이 사망하면서 홀로 남겨진 스펨 일삼은 병원 한구석에 숨어 있다 유이를 만난다. 제조사로 수거될 운명을 피하고 싶었던 일삼을 유이는 기꺼이 자기 병실에 숨겨 주기로 한다. 갑작스러운 자유를 경험하게 된 일삼과 유이는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 가지만, 일삼은 유이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일삼은 유이가 들려준 노래 제목에서 무언가 떠올리고 네트워크로 어떤 메시지를 전송하는데……
등장인물 소개
성구 - “유령 스펨을 만든 게 어쩌면 스펨들일지도 몰라.”
주변부 학교의 얼마 남지 않은 잔류파. 1년 전 자율주행차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때부터 자율주행차 나 스펨에 대한 공포증이 생겼고, 동시에 최근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스펨이 연관이 있을 거라는 음모론에 빠져 정보와 증거를 모으는 데 몰두한다.
신우 - ‘손이면 돼. 네 손이면 돼.’
한 부모 가정의 장남. 아빠가 할아버지와 격렬하게 말다툼하다가 쓰러지고 1년 만에 돌아가셨다. 엄마가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바람에 부유한 할아버지가 보내주는 돈으로 살아가는 대신 한 달에 한 번 의무적으로 만나고 있다. 한 살 차이 나는 동생을 다정하게 보살피면서 시도 쓸 정도로 할아버지와 관련된 일만 아니라면 분노와는 전혀 상관없는 온화한 성격이다.
동혁 - ‘스펨이 이렇게 무서운 거였나?’
잔류파 친구들이 가장 소중한 평범한 청소년. 주변부에 사는 자신의 미래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걸 알지만 좌절하지 않고, 꼬인 데도 없는 유쾌한 성격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지하철 플랫폼에서 공업용 스펨과 있었던 묘한 경험 때문에 스펨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어 버린다.
정연 - ‘그날 자율주행차는 더 많은 생명을 구했어.’
성구, 신우, 동혁과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 역시 잔류파. 야간에는 편의점에서 스펨 보조 알바를 하고 아침에 등교한다. 그래서 학교에 있는 낮에는 주로 책상에 엎드려 잠에 취해 있는 편이다. 나른해 보이는 몸 상태와 달리, 주변 사람들의 달라진 심리를 가장 빨리 눈치챌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세심한 편이다.
유이 -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희망을 품고 반복하는 게, 어쩜 우리에겐 유일한 방법 같거든.”
백혈병을 진단받고 암센터에서 2년간 투병 중이다.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암센터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 바람을 쐬며 마음을 달래고, 정신이 맑을 때는 시를 쓰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용기와 절망 사이를 오가며 언제일지 모르는 자기의 마지막 날을 기다린다.
일삼 - “자유란 원래 이렇게 두려운 건가요?”
유이가 옥상 정원에서 만난 베타 버전 스펨. 가족 없는 주인이 사망할 때 유품 리스트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미아가 되어 떠돌다가 암센터 옥상 정원으로 오게 된다. 병원에서 유이와 대화하면서 사람의 감정과 행동, 여러 가지 개념 등 궁금했던 것들을 학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