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시, 만고의 절창 당시唐詩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또 전달하기 위해 수천 년 동안 시를 지었고 노래를 불렀다. 그중에서도 어떤 시들이 시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공감하고, 오랜 세월 칭송받는 것은 인간의 근본적인 즐거움과 슬픔, 고뇌와 괴로움을 미학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를 읽으면 미적 체험을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 본연에 대한 성찰이 깊어지고 인간적인 삶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다.
『당시삼백수』는 건륭乾隆 29년(1764)에 청나라의 문인 손수가 엮은 당시 모음집이다. 당나라 시는 전통적으로 문학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는데, 청나라 때 당나라 시를 집대성한 『전당시全唐詩』에는 시인 2,200여 명의 시가 5만 수 가까이 수록되어 있다. 손수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읽고 익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중 3백여 수를 선정했으니, 한시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당시唐詩의 정수를 모아놓은 것이다. 3백여 수를 선정하여 ‘삼백’을 책 제목으로 삼은 것은 『시경詩經』이 3백여 수를 수록하여 ‘시삼백詩三百’이라고 일컬어지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당시삼백수』에는 두보, 이백, 백거이, 한유 등 우리도 익히 아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제왕, 사대부, 승려, 가녀, 무명씨 등 다양한 사람들이 쓴 시가 담겨 있는데, 인간과 자연의 조화 ‧ 사회적 성찰 ‧ 서정적 감정 등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형식의 시를 총망라하고 있다. 흔히 한시집에서 엮는 율시律詩와 절구絶句뿐 아니라 고시古詩와 악부樂府에서도 문학성이 높은 작품을 골라 엮어 한시의 다양한 형식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시는 형식별로 분류되어 있으며 각 형식 내에서는 시인의 활동 시기 순서로 수록되었다. 이 책은 역대 당시선집 중에 가장 널리 유행하였으며 현재까지도 가장 대표적인 당시 선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방의 교과서로 삼아 아동으로 하여금 익히게 하고
백발 노인들 역시 버릴 수 없게 하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