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에 비(非)혼모 신분을 당당하게 선택한 그녀의 작품에는 당시 금기였던 여성의 욕망, 꿈, 의지가 숨 쉰다. 억압된 여성 그리고 평등을 위한 투쟁으로 그녀를 페미니스트로 폄훼하는 평론가들도 없지 않았다. 남성을 향한 에로틱하고 관능적이며 앙금이 있는 관점에서 우러나는 낭만적인 분위기와 에로티시즘을 넘어 좀 더 추상적이고 내성적인 면 그리고 남성주의에 부역하고 동시에 기생하는 주류 사회의 이중적 도덕 잣대를 향한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신랄한 비판과 조롱, 고통, 두려움, 아울러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힌 질병과 삶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지은이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알폰시나 스또르니에게 자살은, 그녀가 여러 작품에서 암시한 듯 보이는 점은 물론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행하는 일이었다.
아울러, 책을 읽는 동안 나혜석(羅蕙錫, 1896년~1948년)이 자꾸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