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이 도도록한 느낌 있는 동시
- 우리의 일상을 풋풋하고 싱그럽게 해 주는 동시집
예쁘고 고운 생각으로 동시를 빚어내는 우정태 시인이 21번째 동시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자연과 일상에서 얻은 소소한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의 글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동심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이 동시집의 특징은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시들은 짧지만 강렬한 이미지와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비우고, 사랑과 희망으로 채워가도록 이끌어 준다. 예를 들어 표제시 「비움과 채움」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통해, 삶의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찾도록 독려한다.
비어 있다는 것은
담을 수 있다는 것
담겨 있다는 것은
채울 수 없다는 것
비움과 채움
우리들의 마음그릇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울 것인가?
연못 속 풀잎들도
물방울 채우면
주르르 흘려보낸다.
비워진 이파리에
새 물방울 채워지면
연못 속 개구리도
슬쩍 연잎 흔들어 본다.
- 「비움과 채움」 전문
“비어 있다는 것은 담을 수 있다는 것”이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비움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무언가가 비어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반면, “담겨 있다는 것은 채울 수 없다는 것”이라는 표현은 이미 채워진 마음이 더 이상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못 속 풀잎들이 물방울을 흘려보내고, 다시 새로운 물방울을 받아들이는 자연의 순환은 우리 마음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묘사한다. 이 장면은 우리가 필요 없는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책에 수록된 동시들은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여 있으며, 그림을 그리듯이 명확하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독자들에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만드는 동시에, 순수한 감정을 다시금 되살려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잊기 쉬운 순수한 감정들을 상기시키는 귀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