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覇王 항우는 왜 유방에게 패배했을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고사성어인 토사구팽兔死狗烹 외에도 사면초가四面楚歌, 다다익선多多益善, 금의환향錦衣還鄕, 배수진背水陣 등의 유래는 모두 초한지에서 비롯된다. 이야기는 초한시대 이전,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세운 진시황의 흥망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불위의 계략으로 진의 왕손으로 태어난 정(훗날 진시황)이 생부인 여불위를 제거하고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전제국가 진나라를 수립하는 과정이 전개된다.
초한지는 유방과 항우가 태어난 전국시대 말기부터 시작해, 진시황과 그의 후계자 2세 황제 호해의 통치 시기를 거쳐 진나라가 멸망하고 항우가 서초패왕後楚覇王이 되는 과정, 그리고 이에 반발한 유방이 항우와 싸워 결국 천하를 재통일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천하를 꿈꾸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수많은 영웅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초한지의 중심축은 가난한 평민 출신의 유방과 귀족 출신이자 천하제일 장사인 항우의 대결이다. 모두가 항우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최종 승자는 유방이었다. 유방의 승리 비결은 그 자신도 인정하듯, 적재적소에 인재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었다. 그는 뛰어난 전략가 장량, 군수 전문가 소하, 군사적 천재 한신을 통해 항우를 꺾을 수 있었다. 초한지는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삶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전해주는 병법서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