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거로부터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인 ‘전통문화’와 민중들의 생활상을 담아낸 ‘민속문학’을 읽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전통문화와 민속문학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제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민속이나 전통문화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인식과 행위의 근간이 되었다는 점을 독자들이 이해하고, 전통문화와 민속문학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좁혀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간 전공, 교양 수업에서 사용한 『한국의 민속문학과 전통문화』는 출간 당시까지의 연구성과를 충실히 담아낸 것으로서, 민속문학과 전통문화를 공부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해당 도서가 출간되고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사이 민속문학과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축적되었으므로 해당 연구들을 반영할 필요가 생겼다. 또 20여 년 전의 예상 독자들과 오늘날의 예상 독자들이 민속과 전통을 이해하는 관점이나 관심도에도 변화가 생겼을 것이므로 독자를 고려한 개정의 필요도 느꼈다. 이에 체재와 내용을 다듬어 새로운 책을 내게 되었다.
책을 기획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독자의 이해와 흥미를 제고하고 삶을 사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독자들이 민속이나 전통을 그저 옛것, 흥미롭지 못한 것으로 치부해버리지 않도록, 그리고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필자들이 오랜 시간 함께 고민했다. 그 결과 기존의 민속학 저서들이 다룬 주제 가운데 중요한 것을 추려 재구성하고, 몇몇 주제들은 새롭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설화, 민요, 판소리, 민속극, 통과의례, 민간신앙, 세시풍속과 같은 익숙한 주제와 의복, 음식, 주거 문화와 같은 새로운 주제를 이 책에 함께 담았다. 각각의 주제들은 개념, 양상과 특징, 의의라는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기술했다. 각 장의 끝에는 ‘읽을거리’와 ‘생각해보기’, ‘참고문헌’을 제시하여, 독자 스스로가 주제에 대한 이해 확장의 시간을 갖고 필요한 경우 관련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자료들도 다수 활용하였다.
뜻을 함께 한 필자들이 몇 차례에 걸쳐 출간의 방향을 논의하고 형식에 맞춰 초고를 집필했으며, 윤독과 퇴고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미진한 부분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므로 분명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책 출간 이후에도 민속문학과 전통문화에 대해 공부하며 이 책을 개선해나가는 것을 필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민속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처럼, 미래의 누군가는 오늘의 문화를 민속이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진다. 삶의 흔적을 모두 분류하여 이름 붙일 수는 없을 텐데. 후손들은 21세기 우리의 문화 중 어떤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어떻게 분류하며 어떤 해석을 할지 글을 쓰는 내내 궁금했고, 혹 의미 있다고 손꼽을 만한 문화가 부재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염려도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을 더 다채롭게, 의미 있게, 개성 있게, 진솔하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이 일상을 살아가며 조상들이 사유한 것의 결과를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고, 앞으로 우리의 삶을 사유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