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기독교 강요》를 통해 세례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 접붙임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되기 위해 교회에 들어가는 ‘신앙의 입문’이며,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에 속한 하나님의 자녀를 영적으로 먹이는 ‘계속적인 양육’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세례는 우리가 죄에서 구원받음을 고백하는 놀라운 신앙의 입문이며 그리스도인 됨의 시작으로 평생 한 번이면 됩니다. 한 번 받은 세례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성찬식은 100번도 좋고, 1,000번이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스스로 제물이 되어 십자가 단번 제사를 드리신 예수님의 죽으심은 성찬을 통해 계속 반복해서 기념합니다.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 속량을 이루시고 하나님의 사랑과 의(義)를 드러내심을 기념하는 성찬식은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반복 기념할 성례입니다. 즉, 성찬은 신앙 성장을 위한 양육이라는 측면으로 계속 반복하면서 기념해야 할 예식입니다.
어떤 행사를 계속해서 반복하면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반복하면 할수록 더 좋다는 이야기는 반복할수록 더 깊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세례는 한 번으로 충분하지만, 성찬식은 반복하여 계속 참여해야 합니다. 성찬식을 반복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매번 감격스러울 수 있는 길은 성경에 있습니다. 성경을 계속해서 통독하고 공부해서 성찬식의 바른 의미를 알게 되면 성찬식에 참여할 때마다 감사와 감격을 맞볼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성찬식을 거행하고, 예수님께서 첫 번째 성찬식에서 선언하신 내용을 되새겨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유월절 날 ‘떡(빵)과 포도주’로 ‘첫 번째 성찬식’을 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보이는 말씀’으로 ‘떡(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성찬을 행하며 ‘주의 죽으심’을 기념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계속 반복하며 지켜야 할 성찬식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예수님께서 첫 번째 성찬식에서 말씀하신 ‘세 가지 선언’에 대해 알아봅니다. 첫째는 새 언약 선언, 둘째는 그리스도인 선언, 셋째는 보혜사 성령님의 임재 선언입니다.
성찬식에서의 세 가지 선언에 이어서 예수님의 십자가 단번 제사가 이루어집니다. 성찬식 세 가지 선언과 십자가 사이에는 시간의 간격이 있지만, 성찬식과 십자가는 하나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관유에서 보혈(From the sacred anointing oil to the precious blood of Jesus)’로 바뀌게 됩니다. 프롬(from)에서 투(to)는 무엇인가에서 다른 무엇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가 계속 지속되면서 또 다른 무엇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관유가 계속 지속되면서 보혈이 사용된다는 것이 아니고, 관유는 종료되고 이제 보혈로 바뀌어, 보혈로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이 감격이 항상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