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

  • 진관타오
  • |
  • 글항아리
  • |
  • 2024-09-27 출간
  • |
  • 676페이지
  • |
  • 145 X 217 X 40mm
  • |
  • ISBN 9791169092951
판매가

43,000원

즉시할인가

38,7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38,7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오래 기다려온 사상사 연구의 걸작

중국 사상 전공자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았던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이 드디어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이로써 역시 2024년 번역된 왕후이의 『근대 중국사상의 흥기』(전4권, 돌베개)와 함께 중국 근현대 사상의 기원과 형성을 다룬 두 문제작이 모두 한국사회에 소개되었다. 진관타오·류칭펑 부부가 2000년에 홍콩에서 초판을 내고 10년이 지난 2010년에 대륙에서 간체자판을 펴낸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은 시스템 이론이라는 사회과학 이론을 동원해 “사상으로서의 사상사 연구”를 수행하고, 매우 참신한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원래 이 책은 3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제1부에 해당하는 이 책만 출간되었고, 2·3부는 미완에 그치고 말았는데 연구 과정에서 저자들의 관점이 변화되었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래서 사실상 이 책에서 제시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후속으로 진행된 작업은 『관념사 연구: 중국 현대 중요 정치용어의 형성』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한국어판 제목은 『관념사란 무엇인가』)

2000년 초안정 구조의 내재적 논리를 찾는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 저서는 문명 융합의 각도에서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 역사와 사회의 근현대적 변천을 상세히 해석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저자들이 중국 역사와 사회를 연구한 세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인 『흥성과 위기: 중국 사회의 초안정 구조를 논함』은 40여 년 전에 출간되었고 시스템진화론系統演化論을 사용해 중국 전통사회에 2000년간 특유했던 왕조 교체 현상 및 그 메커니즘機制을 연구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마르크스든 베버의 역사관이든 모두 중국 역사를 유효하게 해석할 수 없고, 사회 진화는 경제에 의해 결정되거나 단순히 이념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3개 하위 체계들의 상호작용에 의존한다는 걸 파악했다. 『흥성과 위기』는 중국 전통사회에서 정치·경제·문화 체계 3자 특유의 상호작동 방식을 드러내 보였고, 그것은 유가儒家의 도덕 이데올로기와 가家-국國 동형 구조의 조직 원칙에 의해 규정된 것이다. 저자들은 그것을 “도덕 이데올로기와 정치·사회의 일체화”라 불렀다. 그것의 지배 아래, 중국 전통사회는 치세와 난세가 번갈아 나타난 초안정 시스템이었다.
1989년 이후 저자들은 한 걸음 나아가, 이와 같은 일반체계이론의 방법을 중국 근현대 사회 변천의 탐구로 확장함으로써 고대사와 근현대사의 통일을 모색했다. 여기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중국 현대사회 조직방식과 중국 전통사회의 일체화 구조가 뜻밖에도 동형 구조라는 것이었다. 중국 근현대 사회의 변천 역시 ‘서양의 충격에 의한 전통 일체화 구조 해체 ― 이데올로기 교체 ― 새로운 일체화 구조 건립’으로 개괄할 수 있으며, 이는 초안정 시스템의 대외개방 시기의 진화 양식이다. 1993년에 출판한 『개방 중의 변천: 중국 사회의 초안정 구조를 재론함』은 이 두 번째 단계 연구를 총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방 중의 변천』은 서양의 충격이 중국의 전통적 일체화 구조 해체를 초래한 시기의 이데올로기 교체를 논했으나, 이데올로기 교체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연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상 문화가 변화·발전하는 내재적 논리를 사회 변천이 사상에 대해 일으킨 반작용과 연계지어 고찰해야만 한다고 보았다.
공산당 문화를 포함해 중국 현대사상이 어떻게 전통 사상으로부터 진화해왔는가? 그것은 또 어떻게 중국의 20세기 사회 진화에 참여했고, 또 거기(사회 진화)에 제약되었는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들은 청나라 말기 및 5·4 신문화운동의 사상을 검토했고 송명이학, 한대漢代, 선진先秦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사상과 사회 제도의 관계로, 특히 중대한 사회 변화와 사상 자체에 내재하는 진화 동력의 이중 작용에 의한 사상의 장기적 변화가 그것이다. 『중국 현대사상의 기원』은 바로 중국 사회와 역사에 관한 거시 연구의 세 번째 책으로, 『흥성과 위기』 『개방 중의 변천』과는 달리 사상사의 내재적 논리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충격은 불교의 충격과 어떻게 달랐는가

이 책을 번역하고 충실한 후기를 작성한 송종서 선생은 말한다. “이 책의 ‘주제’는 근현대 시기에 중국 문화가 서양 문화를 어떻게 융합했는가(제2차 문명 융합)를 탐구하고, 위진남북조 시기에 (중국의 도교와 인도의) 불교 사상을 소화한 제1차 문명 융합과 비교하려는 것이다.” 즉, 중국 전통 사상(주로 유학 사상)의 심층구조를 상세히 정리하여 전통 사상이 변천하는 내재적 논리와 함께 외래 문명의 충격에 반응하는 내재적 논리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부분을 결론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가 서양에서 흥기한 과정을 중국 지식인이 영미 사상 숭배로부터 프랑스식 계몽으로 전향한 뒤 다시 공산주의로 전향한 과정과 비교할 때 양자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서양에서 일어난 마르크스주의와 전체주의는 근대 사회와 사상 위기의 산물이다. 사상사의 내적 맥락에서 보자면, 서양의 자유주의 지식인이 마르크스주의 신봉으로 전향하려면 반드시 두 가지 전환을 거쳐야 한다. 하나는 권리의 도덕화다. 즉 권리가 도덕적 바람직성의 구조에 부합해야 하고, 경제적 지위의 불평등은 권리가 허망한 것임을 증명해야 했다. 다른 하나는 이원론을 포기하고 일원론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전환은 기본적으로 19세기 서양의 근현대 사회와 사상의 위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19세기 전반의 서양 사회는 나날이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가 폭로되면서 격동하고 있었다. 이에 포퓰리즘과 유토피아주의가 급속히 팽창했고 갖가지 사회주의와 유토피아 사상이 최고조에 달했다. 청년 시절의 마르크스는 바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불평등을 근거로 프랑스혁명이 내세운 목표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회의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서양에서는 19세기 전반에 권리의 도덕화가 출현했으며 그것은 현대 시장사회의 병폐에 대한 비판과 결합되어 있었다. 마르크스는 일찍이 1840년대에 헤겔의 변증법과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으로 사회주의 이론의 기초를 재구축했고, 그 둘을 하나의 통일된 사상 체계로 정합했다.
만약 사람들의 사유 양식이 이원론에 지배되어 있었다면 마르크스주의는 그토록 빠르게 전파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마르크스주의가 서양에서 흥기한 두 번째 전제는 1880년대에 나타난 서양 근대사상의 위기였다. 진화론의 보급은 이원론이 17세기 말에 누렸던 확고부동한 지위를 뒤흔들었고, 이에 따라 과학일원론이 이원론을 비판하는 큰 흐름 속에서 마르크스주의가 마침내 저명 학설로 자리하게 되었다.

위진남북조 시기에 일어난 가치의 역전

위와 같은 과정은 중국이 서양 근대사상을 흡수한 과정과 동형 구조로 보인다. 왜냐하면 중국 지식인도 영미 자유주의로부터 마르크스주의로 전향했고, 권리의 도덕화 그리고 일원론에 의한 이원론의 대체라는 두 가지 전환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서양 사이에 이러한 두 가지 전환을 추동한 사회 문화적 동력은 근본적 차이가 있다. 중국에서는 역전한 가치의 숨겨진 모습이 드러나면서 지식인이 서양 사상을 주도적으로 수용하는 구조를 이룸으로써 자동적으로 권리의 도덕화 그리고 일원론이 이원론을 대체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서양에서 권리의 도덕화를 촉진한 것은 시장사회의 위기였고 일원론이
이원론을 대체하게 만든 것은 과학혁명에 따른 문화 충격으로, 이는 현대 사회가 한층 발전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문제에 속한다. 반면 중국에서 권리의 도덕화와 과학일원론 흥기의 내적 추동력은 주로 가치 역전에서 나왔다. 역전한 가치가 외래사상을 흡수해 도덕 이데올로기를 재구성하는 것은 본디 중국사회의 일체화 구조의 고유한 문화 융합 메커니즘이다.
중국 문화가 19세기 말에 받아들인 도전 그리고 유학의 현대적 전환 시도와 그 실패는 모두 곤경에 처한 사회의 현대적 전환과 직결된 것이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볼 때, 중국은 외래 문명의 강력한 충격을 받아 기존의 도덕 이데올로기가 바람직하지 않게 되면 곧바로 가치 역전이 발생하며 그것은 외래문화를 흡수하여 새 이데올로기를 구축하는 거대 역량이 된다. 이런 메커니즘은 위진남북조 시대에 충분히 드러난 바 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일어난 전면적 가치 역전의 결과는 이데올로기의 교체였다. 그리고 신문화운동 중에 역전한 가치가 외래사상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재해석한 결과도 이데올로기 교체의 실현이었다. 제2차 융합의 중심 고리는 제1차 융합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위진남북조 시대에는 상식이성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면적 가치 역전이 구축한 새 이데올로기가 사회 정합을 이룰 수 없었다. 따라서 제1차 융합은 이데올로기의 교체를 통해 중국 문화의 심층구조를 재형성한 것일 뿐이다. 반면 제2차 융합이 시작되었을 때는 상식이성이 충분히 성숙해 있었고, 상식이성의 제한 아래 가치 역전은 혁명 유토피아를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가치 역전은 유가 이데올로기의 현대적 전환에 실패한 뒤에 전면적으로 전개되었으므로, 이데올로기의 교체는 유학의 현대적 전환 실패를 전제로 한다. 이와 같이 유학의 현대적 전환은 문화 융합의 핵심 메커니즘이 전개되기 위한 준비 단계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상식이성의 입세 정신이 추동하는 가운데 형성된 새 이데올로기는 사회 정합의 기능을 가졌으므로 새 이데올로기가 형성되기만 하면 새로운 사회 정합을 추동할 수 있었다. 제2차 융합은 또한 사회 정합 과정에 의한 새 이데올로기의 개조를 반드시 포함했다. 다시 말해서 상식이성이 중국 문화의 심층구조가 되었기 때문에 제2차 융합은 제1차 융합보다 복잡하게 진행되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제2차 사상 융합의 3단계 진행

제1단계는 1895~1914년까지 20년간으로, 중심 노선은 유학의 현대적 전환에 의해 형성된 이원론 구조와 서양의 주류 사상인 영미 전통과의 상호작용이었다. 비록 캉유웨이, 량치차오가 유가의 기본 가치와 서양 현대사상을 조화시키려 시도했지만 1단계에서는 안정된 현대 문화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원론은 사실 청 조정이 현대화의 충격에 대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부산물이었을 뿐으로, 이원론 유학이 영미 사상을 흡수한 것은 사상적으로만 진행된 현대적 전환의 준비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원론 유학의 실패는 중국은 오직 이데올로기의 교체를 통해서만 현대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원주의가 진정으로 중국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하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제2차 융합이 완성되고 새 이데올로기가 강제로 해체되었을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다.
제2단계는 신문화운동 10년(1915~1925)으로, 역전한 가치가 프랑스 계몽사상, 과학일원론, 마르크스주의를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창조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데올로기 교체가 실현되는 과정이다. 중국 현대문화의 형성에 있어 이 단계는 성공적이었고 신속했다고 할 수 있다. 매우 짧은 10년 동안 중국 지식인은 우주관, 사회 정의, 도덕 내용의 교체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문화 서술방식의 변화, 곧 백화문으로 문언문을 대체하는 일을 이루었다.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중국인들은 5·4 시기에 창조한 새 가치와 이데올로기 담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제3단계는 새 이데올로기가 사회 정합 과정에서 진행한 자기개조로, 여기에는 도덕철학의 사공 강화라는 기본 구조에 새 이데올로기가 편입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새 이데올로기의 중국화이자 이에 기초한 사회 정합의 진행이라고 부른다. 제3단계에서 중국인들은 새 이데올로기로 중국사회를 재건했으며 민족 독립에 대한 깊은 자긍심을 느꼈다. 그러나 현대 정치문화가 형성됨에 따라 중국인들은 그에 따르는 거대한 압력과 그늘을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이 세 단계의 전개 과정으로 볼 때 제2차 융합은 매 단계가 이전 단계의 부정인 것처럼 보인다. 신문화운동은 이원론 유학의 부정이고, 1930년대 국민당의 신전통주의는 5·4 사조의 부정이며, 마오쩌둥 사상은 국민당의 관변 이데올로기에 대한 승리를 기초로 건립되었으니, 20세기 중국사상사는 마치 앞 세대에 대한 비판과 부정의 역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세 단계를 하나로 연결시켜보면 연속되는 부정의 이면에 100년 간의 거스를 수 없는 총체적 흐름이 숨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중국 문화가 서양 현대문명의 충격 아래 바람직한 새 도덕 이상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그 도덕 이상은 독립을 유지하는 한편 현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를 수립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찾은 후에 중국인들은 그것을 안심입명의 궁극적 의의로 삼았고, 내재적 목표를 추구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날 제2차 융합의 결과인 마오쩌둥 사상은 해체되었고 20세기 말부터 중국 문화는 새로운 서양의 충격 속에서 새로운 전환을 맞이한 상황에서 우리는 제2차 융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특히 현대 사회에서 도덕 이상을 찾고자 하는 이 노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현대성과 도덕이 대체 무슨 관계인지를 면밀히 이해해야 한다. 우선 현대 사회는 기본적으로 도덕에 기초해 조직된 사회가 아님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도덕과 다른 종류의 정당성으로서의 권리는 개인의 자주성을 종교와 전통적 도덕의 질곡에서 해방시켰고, 바로 그러한 까닭에 현대 사회는 전통사회가 상상할 수 없는 창조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국과 세계라는 두 측면에서 20세기 중국 현대사상의 형성과 그 해체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다. 서양 세계에 있어 중국 문화의 제2차 융합은 중국 문화 특유의 역사적 경험일 뿐이지만, 현재 임박한 새로운 세기와 관련해서는 보편적 교훈을 담고 있을 것이다.

도덕의 붕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지금까지 서양 사회는 중국처럼 강력한 도덕이상주의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었으나 중국보다 훨씬 먼저 도덕 기초의 상실이 가져온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인식했다. 현대 사회는 사적 이익과 목표를 추구하는 개인들을 조직하여 질서 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방대하고 번잡한 법률 체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든 과거의 인류 사회든 도덕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20세기 현대 사회는 법률이 도덕을 대체한 결과 유발된 갖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 때문에 서양철학자들은 다시 현대 가치의 도덕 기초를 찾기 시작했다. 어떤 철학자들은 심지어 ‘도덕적 권리moral rights’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는 실정적 권리positive rights와 다른 일종의 도덕과 같은 ‘당위’라고 주장했다. 64 이런 상황에서 중국 문화는 20세기에 도덕적 기초를 다시 세워본 역사적 경험이 있으므로 틀림없이 서양에 거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서양 사상계가 20세기 공산주의 혁명 경험으로 얻은 총체적 교훈은 거의 나치의 반인류, 반도덕적 죄악으로 종합되는 전체주의 이론이다. 이 이론은 도덕이상주의가 개인의 자유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 문화의 제2차 융합의 역사는 적어도 서양을 향해, 도덕이상주의는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동원 능력을 갖고 있으며, 또 위기를 은폐하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줄 수 있다.
중국 문화의 제2차 융합은 서양 현대사회가 위기를 드러내고 흥기한 전체주의를 배경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오늘날 전체주의의 해체라는 과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과거에 추구했던 것을 역사의 착오 또는 잊어야 할 악몽으로 간주하게 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 연구의 기본 임무는 우리의 역사적 기억을 회복하는 데 있다. 특히 사상사 탐구는 사람들로 하여금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어떤 시대든 당대의 보편적 관념과 가치의 속박을 뛰어넘기란 어렵다. 사상사가 없다면 가장 훌륭한 인물이라도 기껏해야 한 시대의 보편적 관념을 비판함으로써 사상해방의 역량을 획득할 뿐이다. 그러나 사상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역사적으로 다양한, 그리고 현존하는 사상과 가치에 대해 반성하고 의심해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인류가 자연과 사회를 다스리는 데 적용해온 심오한 사상 역량 속에서 각 민족의 사상 관념의 변화 양식을 찾는다. 이 점에서 중국 근현대 사상 변천은 의심할 바 없이 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 사상 변천의 보편적 양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기본적으로 서양의 역사적 경험에서 획득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문화가 외래문화를 융합한 경험으로부터 인류 사상 변천의 보편적 양식을 통찰함으로써 서양 경험 중심의 편중을 극복하고자 한다는 게 저자들의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중국 2000년 문화와 문명의 역사적 경험을 떠나서는 그 어떤 보편적 이론도 완전하거나 정확할 수 없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1장 이끄는 말: 문화 융합의 양식
1.1 역사에 의해 망각된 과제
1.2 사상 변천의 장기적 양식은 있는가?
1.3 일체화 구조 속의 이데올로기
1.4 도덕가치 일원론과 천인합일의 구조
1.5 ‘당위’의 확장 중국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수수께끼
1.6 외부의 충격이 중국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도덕의 바람직성 파괴
1.7 가치의 역전은 외래문화를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창조적으로 재건했다
1.8 상식이성, 문화 융합, 그리고 이 책의 내용과 구조

2장 제1차 융합
2.1 ‘당위’ 세계가 직면한 세 가지 큰 충격 고문경, 자연재해, 소수민족의 침입
2.2 가치 역전 및 ‘천도 무위天道無爲’
2.3 도덕의 형이상학화, 그리고 제멋대로 하는 기풍放誕風氣
2.4 수신修身과 불교
2.5 중국 문화의 불교에 대한 선택적 흡수와 창조적 재구성
2.6 위진 현학의 세 단계
2.7 현상식 도덕의 기원과 초월의식의 형성
2.8 상식이성常識理性은 어떻게 성숙되었는가?
2.9 중국 문화의 상이한 세 층위

3장 이성화 그리고 이데올로기 재설계
3.1 수·당 시기의 문화
3.2 유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상식이성의 지지와 모순
3.3 관념 정합과 이성화
3.4 유학은 불교의 사변과 수신 방법을 어떻게 이용했나?
3.5 이성화의 첫째 경로 정주이학
3.6 이성화의 두 번째 경로 육왕심학陸王心學
3.7 송명이학 제3계열과 단절형
3.8 중국 문화의 이성 구조

4장 외래 충격과 중국 근대 전통
4.1 서양의 두 차례 확장
4.2 사공을 강화하는 변이
4.3 경세치용과 청초 사상의 계보
4.4 왕선산 철학의 구조
4.5 황종희의 기론과 『명이대방록』
4.6 대진은 어떻게 기론으로 ‘이리살인’을 비판했나?
4.7 중국 현대사상과 ‘유학이 사공을 강화하는 변이’의 관계

5장 청대 사상 변천의 내재적 동력
5.1 고증과 박학의 성행
5.2 중국 ‘과학주의’의 원천
5.3 청대 사상 변천의 큰 추세
5.4 왜 중국 근대 전통은 서양 현대화의 도전에 대처할 수 없었나?
5.5 유가 이데올로기의 현대적 전환이 마주친 문제

6장 경세치용의 흥기와 실패
6.1 경세치용의 세 단계
6.2 태평천국 농민 전쟁과 이학 경세파
6.3 양무운동의 한계
6.4 서양의 영향이 가진 주변부적 성질
6.5 판결적 검증의 추세로 나아가다
6.6 전환기의 시작

7장 혁명 유토피아의 기원
7.1 중국 현대사상의 발단
7.2 첫 번째 가치 역전 혁명 인생관과 혁명 도의
7.3 두 번째 가치 역전 중국식 진보관
7.4 유기론, 상력설尙力說, 변증법적 유물론
7.5 세 번째 가치 역전 대동 이상과 공산주의
7.6 무정부주의의 유형
7.7 혁명 유토피아, 포퓰리즘, 의사불학
7.8 두 차례 가치 역전의 구조적 비교

8장 제2차 융합의 논리
8.1 서양 근현대 사상 변천의 큰 추세
8.2 왜 과학일원론이 이원론을 대체했는가?
8.3 도덕과 다른 종류의 정당성 권리의 기원
8.4 경험주의, 이성주의, 사회주의
8.5 국가의 독립과 개인의 자주
8.6 권리의 도덕화 과정
8.7 중국 문화는 어떻게 서양 근현대 사상을 선택했나?
8.8 제2차 융합의 세 단계

역자 후기
부록: 오늘날 사회사상 위기의 근원을 논함
찾아보기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