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와 기록관은 과거의 조용한 문서들이 잠들어 있는 서고가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이 모여들고 실시간으로 교류되는 역동적인 소통의 장이다.아카이브와 기록관이 사라져가는 기억을 보호하고 현재의 문제를 회복하며 미래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카이브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아카이브와 기록관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기록관리학회지에 수록된 기록관리 우수 사례들이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최신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기록관리 이론과 실제, 학계와 현장을 연계할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기록관리가 실제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지역적 이슈를 근간으로 기록을 모으고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로컬리티 아카이빙 사례들, 둘째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기록관리 사례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공영역의 기록관리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소개하는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법무부나 한국국토정보공사, 경남기록원, 증평군과 서울신용보증재단 같은 공적 기관의 기록관리 혁신 사례뿐 아니라 느티나무 도서관, 경기도 대표 도서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우리소리박물관, 김대중도서관, 공주대학교 등의 다양한 문화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카이빙 사업들도 소개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1997년 외환위기 아카이브나 코로나19 디지털 아카이브, 성북마을아카이브 및 김포 북변동 아카이브 등 시민영역에서 자발적으로 설립·구축되는 아카이브 사례들도 실렸으며, 항공우주연구소와 부산대학교, 공주대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시도된 사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기록관리 영역의 현장 사례를 소개하고자 하는 시도는 한국기록관리학회가 단지 이론적 논의에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이 책은 현장 전문가에게는 최신의 사례를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그리고 기록관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교육과 실제 경험 간의 접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