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긍정적인 미래를 선사할 것인가?
디지털 경제학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 엑스트로피(Extropy)
‘엑스트로피’는 80년대 실리콘밸리 연구자들이 만든 신조어로,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 인류 진화를 이끌고 불평등, 환경 문제 해결, 생명 연장 등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한다는 기술 철학이다. 저자는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술인 비트코인, AI, 공간 컴퓨팅 기술에 ‘엑스트로피’라는 새로운 관점을 접목했다. 이 관점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기술 트렌드를 잘 따를 수 있음은 물론 비즈니스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 엑스트로피 관점을 접목하면 어떨까? 최근 디즈니가 공개한 ‘홀로타일’ 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홀로타일은 공간 이동이 제한적인 XR 기기(AR기술과 VR기술을 혼합한 기기)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로, 출시 전부터 많은 사람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기술적 결함 해결과 디자인에 집중한 애플의 비전프로와 달리, 홀로타일은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도 가상 세계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당연한 것들을 봐도 그렇다. 우리는 더 잘 보고 싶은 욕구를 콘택트렌즈로, 더 잘 듣고 싶은 욕구를 보청기로 해소했다. 신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잉태하고 싶은 욕구마저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깨고 난자와 정자 냉동 보존술로 해소하고 있다.
이렇듯 엑스트로피 관점은 우리가 기술을 긍정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AI는 지식 노동의 종말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지평을 넓힌다는 것, 비트코인은 한 방의 투자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 금융 생태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 공간 컴퓨팅은 공룡 기업의 또 다른 돈벌이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한계를 깨부수는 창조 수단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기술을 긍정하는 자가 새로운 기회를 잡고 세상을 바꾼다
기술 발전은 거대한 위협이 아닌 무궁무진한 비즈니스의 문!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과학 기술은 비트코인(블록체인), 인공지능, 공간 컴퓨팅이다. 저자는 제1장에서 세 가지 기술이 각각 세계관 혁명, 역할 혁명, 공간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며 주장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통찰과 우리 일상과 밀접한 의료, 교육, 법률 등 각 산업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예고한다.
제2장에서 비트코인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금융 선진국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아본다. 투자 수단과 탈중앙화를 이끌 마지막 보루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처지를 보면서 기술 발전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제3장에서는 생성형 AI의 발전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딥페이크 산업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반면 우리가 어떻게 생성형 AI를 신약 개발에 접목해 생명 연장의 꿈에 한 걸음 가까워졌는지 알 수 있다. 상반되는 두 사례는 제2장에 이어 기술을 보는 인간의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며 우리가 ‘엑스트로피’ 관점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해준다.
제4장에서는 1940년대 방위산업에서 시작된 VR 기술과 1990년대 항공산업에서 시작된 AR 기술의 한계와 개선점을 제시한다. 왜 어떠한 기술은 몇십 년간 굴곡의 시기를 겪으며 기대만큼 빠르게 발전하지 못하는지 잘 보여주는 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내야 할 목표는 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인간의 욕망을 해소하는 데 있음을 짚어준다.
마지막 장에서는 앞서 살펴본 세 기술이 잘 구현된 2035년의 미래상을 담았다. 독자들은 AI의 도움을 받아 의상을 선택하고 가상 세계의 워크숍에 참석하는 동시에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소피아’, 스마트 렌즈를 통해 디지털 자산을 확인하고 투자를 하며 3D 프린팅 장비가 제조해준 케이크와 칵테일을 맛보는 ‘소피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게 될까?
일상생활과 일터에서의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다면, 기술 발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면, 새로운 변화 속에서 비즈니스의 기회를 포착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엑스트로피, 기술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를 펼쳐보라. 기술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현시점에서 가장 화제인 기술에 대해 놀라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