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부터 지금의 상처를 치유하거나
위로를 구할 자료를 끌어내는 것은
지극히 온당한 일이다.”
한문고전을 건조하게 읽는 독법을 넘어 치유의 흔적을 찾는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김승룡 교수가 써 내려간 ‘고전치유학’ 이야기이다. 『고전치유학을 위하여』에서 저자는 ‘고전치유학(古典治癒學)은 자신의 바람을 담아 지은 것이라고 밝히며, 자본과 과학의 시대에 인간의 마음을 다독이고 재설정하는 자료로서 고전의 가치에 주목한다. 고전을 의미 있게 삶에 적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고전치유학이 삶에의 위로와 공감, 가치를 고민하는 일에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1장 고전치유학을 위하여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원칙을 세우고 지켰으나 끝내 낭패를 보았을 때, 남보다 내가 너무 부족해 보일 때, 나의 선함으로 인해 내가 사라진다고 느낄 때, 각각 공자, 굴원, 무자, 장자의 이야기로 마음을 다독여준다.
2장 원망에 대한 성찰_백이의 마음을 읽다
백이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느꼈던 원망, 슬픔, 분노, 좌절을 돌아본다. 그러한 마음이 무엇으로부터 오는지, 백이는 이를 어떻게 갈무리하고 혹은 갈무리하지 못하고 생을 이어나갔는지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백이를 어떻게 볼 수 있고,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지 알 수 있다.
3장 추모시, 치유로 읽히다
시를 읽는 것을 ’치유적 독법‘으로 해석하며 그 전략을 설명한다. 시를 연구하는 태도와 학자의 실제 삶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지적하며 치유적 독법은 고전 속 작품을 읽을 때에 ’읽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고전 속의 인간, 그리고 이를 읽는 오늘날의 인간을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본다.
4장 정몽주의 눈물을 갈무리하다_『포은시고』
정몽주의 시문집인 『포은시고』 속 몇 수의 시를 통해 포은의 눈물 자욱을 만나본다. 봄의 설레임, 내면을 바라보는 차분함, 세상에 대한 아쉬움, 학문에의 기대와 바람, 사람을 향한 그리움까지 정몽주의 시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의 인간다움을 찾아본다.
5장 한시(漢詩) 테라피, 우리 곁에
마음을 같이해준 청춘들의 노력과 희망을 전하는 장이다. 이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모험을 감행했던 경험을 소개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걸음을 준비하는 흔적이 담겨 있다. 시 테라피에서 한시가 사용되는 것이 드문 만큼, 이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진행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인문으로부터 나아간
치유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
인문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그 안에 시간의 역사나 사유의 결을 추적하는 이성도, 정서적 공감에 의지하여 문자든 소리든 몸짓으로 표현하는 문학예술도, 주거 공간이 갖는 미적 디자인이나 건축도, 인간의 몸에 대한 유기적 이해나 공학적 접근도, 하다못해 기계나 디지털과 인간을 결합하려는 모색도 있다. 이렇게 인문을 정의하는 순간, 인간의 삶과 관련한 모든 노력을 진지하게 살필 수 있는 마음이 열린다.
치유는 주체의 존재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자신을 스스로 조절해 가는 자정 능력을 표현한다. 치유는 상처받은 이(그것이 자신이든 타인이든)에 대한 진심과 인내와 신뢰를 보내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이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고 보겠다는 관세음보살의 자비로운 눈빛과 모든 이의 아픔을 보듬겠다며 두 팔을 수줍게 내려 안는 성모마리아의 자애로운 손짓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