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근대 이후 격동(激動)의 동아시아를 설명하는 역사서이다. 1840년에 발발(勃發)한 영국과 중국 사이의 아편전쟁 시기부터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 시기까지 동아시아의 대외관계사(對外關係史)에 관하여 설명하는 책이다. 근대 시기 초기부터 현대 시기 초기까지 중국·일본·한국과 구미열강(歐美列強) 사이에 벌어진 각국 간의 우호·적대관계의 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나라의 관계를 역사적 시간순으로 설명한다.

중국과 영국, 일본과 영국, 일본과 미국, 한국과 미국 등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각각 개별적으로 설명하다 보니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많은 나라가 관련된 열강의 중국 분할, 의화단 사건, 태평양전쟁 등의 설명에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내용이 거의 다 들어가게 된다. 가급적 내용의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조금씩 다른 내용으로 설명하고자 하였지만 내용 중복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내용 중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용 관련’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전형적인 ‘내용 관련’ 중 하나는 중국과 미국, 일본과 미국, 한국과 미국 등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1950년에 발발(勃發)한 한국전쟁 당시 미국은 한국을 도와 중화인민공화국과 싸웠다. 미국은 한국전쟁을 수행하기 위하여 일본을 미군의 병참기지(兵站基地)로 이용했다. 일본은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군수산업(軍需産業)이 발달하면서 그 파급효과로 경제가 부흥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내용은 ‘내용 관련’의 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