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작가 천즈위엔은 이 책의 소재와 모티브를 한국계 혼혈아 친구의 경험담에서 빌려 왔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자란 한국계 혼혈아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한 이야기를 듣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백인 주류의 미국 땅에서 백인도 황인도 아닌 혼혈아가 겪어야만 했던 아픔은 남달랐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인종과 지역, 나라를 초월하여 흔히 볼 수 있는 텃세를 우화적으로 풍자합니다. 이는 "더불어 사는 세상",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나와 다른 이웃에 대한 넓은 포용력"을 많은 어린이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함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너그러이 감싸 주며, 보다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지요.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은 그 자체만으로 기적이며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책
이 책의 작가 천즈위엔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가이며, 〈악어오리 구지구지〉는 뉴욕타임스 어린이 그림책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악어오리 구지구지〉는 작가의 재능과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그림책입니다. 20년 만에 작가가 새롭게 그려낸 이번 개정판은 초판에 비해 훨씬 밝고 따뜻하며, 세밀한 터치가 돋보입니다. 귀엽고 천진난만한 구지구지의 캐릭터는 기존 악어에 대한 편견을 모두 사라지게 할 만큼 매우 믿음직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또한 경쾌하고 유머와 기지가 넘쳐나는 작가만의 화법이 전통적인 동화와 우화 사이를 넘나들며 잘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 이야기를 읽듯 부담 없이 읽힙니다. 게다가 권선징악의 가치관이 담겨 통쾌함까지 선사합니다.
악어든 오리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유머러스하면서도 중요한 교훈을 주는 이 이야기는 악어오리 구지구지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정감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구지구지를 악어로 볼까요, 오리로 볼까요? 어떤 아이의 눈엔 악어로, 또 다른 아이에겐 오리로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구지구지는 세상을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려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사실을 더 깊이 생각해 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부디 우리 아이들이 눈으로 보이는 단순한 외모나 겉모양보다는, 크고 넓은 마음의 빛깔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