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의 모든 것을 담은 경제 교과서, 《모두의 금리》 출간
경제 이론과 현실 투자를 겸비한 경제 전문가의 ‘금리 과외’
“금리를 알아야 수익도, 리스크 관리도 가능하다”
금리는 현대 경제 시스템의 중추 신경과도 같다. 《모두의 금리》의 저자 조원경 교수는 “금리는 우리 일상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채권시장을 비롯해 주식, 외환, 부동산, 원자재, 심지어 암호화폐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을 읽은 독자가 금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경제와 시장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자산가치를 증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라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이 책은 여러 금융상품 중에서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마주치는 예금 금리로 시작한다. “10% 금리라더니 겨우 1%?”와 같은 실제 투자자들의 의문에 답하는 한편,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차이, 복리의 효과 등을 설명한다. 대출 금리와 한국 특유의 전세 제도 등 부동산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금리 문제도 다룬다. 안전한 금융기관을 판단하는 법, 세후 소득의 중요성 등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금리를 두루 다룬다.
한편 현 경제 상황의 숨은 동인으로서 금리도 살핀다. 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경기 침체 우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 증가 등 복잡한 경제 현상을 금리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예를 들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경기 침체의 신호인지, 아니면 다른 해석이 가능한지 여러 관점과 유의점을 제시한다. 또한 주식시장에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왜 중요한지, 부동산시장에서 금리 변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다룬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금리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경제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임을 이해하게 된다.
안전마진, 불확실성 시대의 투자 전략
《모두의 금리》는 ‘안전마진’ 개념을 중심으로 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제시한다. 안전마진이란 투자에서 예상치 못한 손실을 대비하기 위한 완충 장치를 의미한다. 저자는 이 개념을 다양한 투자 영역에 적용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채권 투자에서 안전마진은 국가나 기업의 신용등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책은 국채, 회사채 등 채권의 안전마진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주식 투자에서는 주가와 금리의 관계를 분석하며, 특히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을 통해 안전마진을 설명한다.
저자는 최근 인기 있는 미국 국채 30년물 투자의 위험성도 지적한다. 장기 채권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전해 보이는 투자도 항상 리스크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또한 경기민감주 투자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경기민감주는 오히려 비쌀 때(고PER) 사서 쌀 때(저PER) 팔아야 한다”는 조언은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 사이클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다. 안전마진 개념을 역발상적으로 적용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사채 이자부터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까지
미시경제와 거시경제를 한 번에 파악하는 ‘모두의 금리’
이 책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부터 개인의 일상 재테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다룬다. 저자의 기획재정부 경력과 학계의 경험이 결합해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을 모두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금융 측면에서 책은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다룬다. 예를 들어 연준의 ‘점도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연준 의장의 발언이 왜 “세상에서 제일 비싼 입”으로 불리는지 설명한다. 또한 달러 강세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과 금리의 관계 등을 분석한다.
동시에 일상적인 재테크 문제도 다룬다. 예를 들어 전세와 월세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무엇이 유리한지 등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의 주택시장이 금리 변동에 민감한 이유를 설명하며,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비중이 낮은 한국의 상황을 지적한다.
또한 금융상품 선택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브라질 국채의 비과세 혜택이나 외화 대출의 위험성 등 금융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소득 과세에 대한 설명도 포함해, 세금을 고려한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제 이론과 실전 투자 사이에서 균형 잡기
《모두의 금리》는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제공한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어쩌면 거대한 거품을 먹고 사는 제도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이성과 감성, 광분과 냉정 사이에서 균형 잡힌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거품을 경계해야 하지만 거품을 무조건 피하면 수익은 초라하다. 경제 이론에 정통한 정책가라도 투자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고 토로한다.
이어서 다양한 경제 지표와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반드시 경기 침체를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경제 뉴스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해석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저자는 또한 투자의 심리적 측면도 강조한다. “한번 돈맛을 보면 실력인 줄 알고 우쭐해한다”는 지적은 많은 투자자의 공통된 실수를 지적한다. 대신 저자는 골프 선수 더스틴 존슨의 예를 들며 무리한 욕심보다는 안정적인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페어웨이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투자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권장한다.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하며 “돈 버는 재미와 돈이 불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재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 원칙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