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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 지혜로 세상을 마주하다

조각난 지혜로 세상을 마주하다

  • 김영민
  • |
  • 글항아리
  • |
  • 2024-09-13 출간
  • |
  • 228페이지
  • |
  • 135 X 200 X 13mm
  • |
  • ISBN 979116909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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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기를 구제하는 공부
전체가 아닌 오로지 부분만 안다

인문학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 전체를 구원하겠다고 말하는 종교가 ‘공부’, 혹은 인문학과 어긋난다고 본다. 종교가 부리는 과욕은 안이하고 때론 무지하다. 종교를 따르는 대중은 쏠려서 믿고, 맡겨서 믿고, 밑져야 본전이니 믿는다.
반면 인문학을 공부해 얻는 지식과 경험은 파편들의 모음이다. 부분만 아는 사람은 아는 척하지 못한다. 거기서 얻는 것은 고작 조각난 식견인데도 제 몸으로 얻어내야 하니 공부의 대가는 비싸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는 삶과 한 몸이다. 서언에서 강조하듯 자기 앞가림을 못 하는 지식, 이웃의 아픔에 힘을 못 쓰는 고담준론, 평생 붙들고 있어도 자기 존재를 증명 못 하는 공부는 모두 “목구멍에 들러붙은 독버섯”이나 다름없다.
종교는 자신들의 설명을 ‘체계화, 전체화’한다는 점에서 경계의 눈초리를 받아 마땅하다. 마치 우주 전체를 아는 것처럼 욕심 부리는 종교 담론들은 현대인의 상식으로부터 한없이 후퇴한다. 인문학적 공부의 출발점이 ‘모른다-모른다-모른다’라면, 종교는 한결같이 ‘안다-안다-안다’고 주장하는 데서 이미 그 어리석음과 오연함이 드러난다. 이런 종교가 내놓는 지침은 ‘체계적’이므로 거기에 젖어든 대중의 인식 역시 ‘체계적’으로 막히고 굴절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오히려 유교의 의례儀禮를 주목해서 실천적 지혜를 얻고자 한다. 늘 과도한 설명을 하는 종교들과 달리 유교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며,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점치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차라리 의례에 근거한 삶의 방식을 굳건히 한다면 현실적인 구제에 다가”설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가 전작들에서 강조한 연극적 수행과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 인간이 얻는 조각난 앎은 어떻게 배치되는가에 따라 삶을 훨씬 낫게 만들고, 자기 구제의 걸음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앎은 어렵게 뚫고 들어가 그 중심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하며 걷는 길은 조각나 있기에 구제의 실천 역시 부분적이다. 그 길에서 나침반은 잘 들지 않고 지도도 찢겨 있지만, 사람들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조각난 빛이 새어나오는 곳에서 조심조심 걷도록 한다. 비록 ‘모른다’는 게 우리가 가진 휑한 조건이지만, 정신은 계속 자라나므로 언젠가 깨침이 스며들 수 있다.
“정신은 서사적 움직임이며 이는 의미 생성을 지향한다.” 현대 도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삶의 의미이지 구원이 아니다. 종교를 잃은 그들은 문화생활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거기서 의미를 캐내려 한다. 하지만 의미가 손에 잡힐까? 그렇다고 답이 문화 바깥에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여기서 공부길을 제시하는데, “마음이 자라고 바뀌는 데”서 삶의 요령이 발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낳은 종교, 사상, 과학 중에서 최상의 앎의 조각들을 가려 배치하면 그 지도에 몸을 맡긴 채 다른 삶의 양식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글 쓰면서 공부한다

공부는 무엇보다 ‘글’이다. 저자는 글 쓰면서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인간은 표현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며 밝음으로 나가는데, 표현이란 정신이 무엇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결국 글과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 문장은 각자 마음의 결과 체를 보여준다.
글은 인간이 만든 도구 가운데 가장 정교해 거의 정신의 원점까지 밀고 나간다. 형체가 없는 마음은 도구와 매체에 의해 조형, 변형된다. 그러니 글이 아름답고 풍성해지면 그 사람의 마음 역시 아름다움과 풍성함에 가까워진다. 특히 정신 속에서 개념과 글의 길을 내면 그 길들은 서로 이어진다. 반대로 걷지 않으면 그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저자는 글이 사실에 근거해 정확한 기억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첫 강의에서 박문호와 유시민의 뛰어난 기억력, 정희진의 강한 정서로 점철된 기억을 살펴봤듯이 공부와 글쓰기에서 기억력은 빼놓을 수 없다.
정신의 길들을 걷기 좋게 정비하고, 곳곳에 개념들의 표지석을 세우며, 각각의 길이 이어져 통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은 정신과 마음을 다루고 키우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표준적인 방식이다. 언어성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색하는 게 인문학의 기본이 되듯, 글쓰기와 공부하기의 관계도 인문학의 열쇠가 된다.

***

이 책의 7강은 노무현·노회찬·박원순의 자살을 지역성과 계급성의 관점에서 분석하는데, 비극적 사건의 강도만큼이나 저자의 관점도 날카롭다. 이 책은 말·글·공부를 큰 줄기로 삼는 가운데 사랑·일본·여자 등의 주제로 이어나간다. 공부는 그 근본에서 이미 ‘공부론’이다. 따라서 공부하는 자의 삶 그 전체의 형식은 이미 변화를 예기하고 있다.

목차

서언_조각난 채로 구제한다

1강 인문학에 대한 네 가지 다른 태도: 정희진, 박문호, 유시민
2강 ‘사랑, 그 환상의 물매’, 혹은 사랑은 왜 실패하는가?
3강 자기 구제로서의 공부길, ‘부분 구원’이란 무엇인가?
4강 쓰기, 읽기, 말하기, 듣기: 공부길의 한 풍경
5강 내가 겪은 자득, 일곱 가지
6강 일본, 혹은 우리가 실패한 자리: ‘일상생활의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7강 누가 이들을 죽였는가: 노무현, 노회찬, 박원순의 자살에 관하여
8강 정신과 표현: 표현주의 존재론과 정신 진화론에 관하여
9강 왜 대화는 실패하는가: 보살행으로서의 듣기와 말하기
10강 저항과 주체: 여자는 어떻게 남자를 만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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