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읽는 이가 쓰는 이로 참여할 때 더욱 아름답고 완전해집니다.”
읽고 쓰며 완성하는 시니어 그림책 서평 에세이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때로는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다. 오랜 세월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온 뒤 노년을 맞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오느라 여력 없이 맞은 노년에는 이러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어도 입을 떼기가 쉽지 않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어느새 사라졌고, 밥상 앞에 북적이던 가족들은 제 앞가림하느라 소식이 없다. ‘어른 그림책’을 읽고 공부하며 서평을 쓰는 ‘어른그림책연구모임’에서는 이러한 노년을 위해 『그림책, 삶의 순간을 담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노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주제를 담은 그림책을 읽고 쓴 서평, 같이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하는 ‘함께 읽어요’, 독후활동 지면인 ‘삶을 담아요’를 따라가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다 보면, 어느새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생기를 되찾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에서 삶의 소중한 순간을 발견하다
『그림책, 삶의 순간을 담다』에서는 ‘60+ 세대’가 읽기에 좋은 그림책 120권을 소개한다. 특히 노년에 이르면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 예컨대 향수, 어린 시절의 풍습과 문화, 죽음과 상실, 건강과 치매, 외로움과 독거, 은퇴 후의 나날, 새로운 시작, 취미 활동, 여행과 휴식, 자연과 생태, 손주 사랑, 가족의 안녕 등을 그린 그림책에 비중을 두었다. 계절별로 구성한 1~4장에서는 장별로 6편의 그림책 서평을 통해 삶의 소중한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계절 이야기와 함께 노년에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더불어 서평에 쓰인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함께 읽어요’)을 4권씩 소개하며, 주제와 관련한 활동들을 할애된 지면(‘삶을 담아요’)을 활용해 독자가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5장은 독자가 오롯이 완성하는 지면으로 인생 그림책 목록과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 목록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며, 500자 서평과 1000자 서평을 작성해봄으로써 앞서 책을 읽으며 다 표현하지 못한 삶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잊었던 삶의 순간이 인생의 보물로 다시 태어난다
먹고사는 데 치여 바쁘게 살다 보면, 오늘 하루 무사히 넘기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여기며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때로는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다. 『그림책, 삶의 순간을 담다』를 읽고 자기 삶의 잊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표현하다 보면, 삶에 치여 잊었던 추억들이 내 인생의 보물 같은 순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느새 나보다 작아진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애틋함, 다시 없을 만남으로 내 인생의 빛을 찾게 됐을 때의 행복, 자연에서 발견하는 삶의 소중함 등 누구나의 인생에는 보물 같은 순간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을 써 내려감으로써 인생의 보물을 길어 올릴 수 있기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