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생활, 한국 민족의 생활을 위해 그동안 한국인이 이 땅에서 사유해 낸 사상 체계와 사고 내용을 한국사상이라고 한다. 즉, 한국사상은 한국인의 사유체계를 이론적으로 정리한 것이며, 한국인의 삶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삶의 지혜이다.
한국사상 혹은 한국윤리사상이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한국인에 의해 ‘비판’적으로 논의되고 새롭게 ‘창출’되어 ‘이론화’된 [윤리]사상이다. 비교적 이론의 틀을 갖추고 있고, 각 시대에 맞는 사상적 내용과 쟁점을 반영하여 충분히 논의되고 토착화된 사상이라면 한국철학·한국윤리사상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이 땅에서 수행되고 있는 하이데거(M. Heidegger)나 로티(R. Rotty) 등과 같은 서양철학자에 대한 연구도 한국철학, 사상의 범주에 들어 올 수 있다. 원효가 불교를, 퇴계가 성리학을 우리에게 맞도록 창의적으로 계승 발전시켰듯이. 문화나 사상 영역에서 타 문화권과 완전히 다른 순수한 독창성을 찾고 이를 고집하려는 태도는 애초에 민족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고질병일 수 있다. 민족주의자가 마음속에서 그리는 독창성·고유성을 담보한 우리만의 사상을 찾는 일은 애초에 잘못된 믿음에 기초하고 있는 ‘사이비 문제(psuedo problem)’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한국사상· 한국윤리사상을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가?
현재의 탈맥락적 오해를 넘어서 현장감 있는 이해의 지평에 도달하기 위해 더 나아가야 한다. 또 단순한 설명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대안 이론 창출을 위해 전통 심성론 및 수양론에 기초한 ‘유가의 명상이론을 개발하는 등 현대화에 더 힘써야 한다. 예를 들어, 피로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명상같이 도움을 주는 정신적 청량제는 없다. 수양론으로 대표되는 유불도의 이론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명상 이론의 주요 자원이다. 불교 명상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유교와 도가의 정신 수련법 또한 현대적 용어로 표현하면 바로 명상 이론과 명상 실천이다. 이런 문화적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오늘에 되살려 교육에 접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