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중요성과 통계학의 친밀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
경제학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학, 사학, 심리학과 같은 인문학은 물론 수학, 논리학, 통계학과 같은 기초학문이 ‘생산요소’로 투입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경제학은 고유의 범위를 넘어서 경영학, 무역학, 법학, 정치학, 외교학, 행정학 등 여러 학문에 폭넓게 영향을 주고 있어 ‘경제학 제국주의’라고 불릴 정도이다. 또 법경제학, 문화경제학, 환경경제학, 스포츠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경제학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넓어진 적용 범위에 경제학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제학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기고 한다. 노벨상이 주어지는 ‘사회과학의 여왕’인 동시에* 오지랖이 넓은 학문, 인간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성과 실천력을 요구하는 학문이라는 평가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믿는다.
이런 특성을 누구보다 잘 간파했던 케인즈는 경제학자에게 요구되는 특성으로 수학이나 자연과학에서 필요한 천재성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강조하였으며, 철학, 사학, 심리학, 수학, 논리학, 통계학과 같은 기초학문에 더해 정치, 사회, 문화, 예술에도 상당한 조예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경제학과는 문과 계열 학과 중에서 가장 이과생에게 유리한 학과이고, 사회에 관심이 많은 이과생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문과 계열 학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
중략
.
.
.
보통 사람들은 경제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는 거리를 둔다. 수학과 통계학이라는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학에는 이 말이 더욱 실감 나게 적용된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통계를 듣고 보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통계학을 공부하라고 하면 ‘골치 아픈’, ‘이미 수포자인’ 이런 말을 하면서 뒷걸음질 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2004년 통계와 통계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목적으로, 《통계는 성공의 나침반이다》라는 통계학 기초 입문서를 출간하였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자료를 소개하는 동시에 통계학 지식을 좀 더 심도 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시중에는 저자보다 통계학 실력이 월등한 저명한 교수와 연구자들의 저서가 차고 넘친다. 틈새시장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완전경쟁시장에서 무엇을 차별화할까를 제일 먼저 고민하였고 통계와 통계학에 대한 독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일부터 시작하였다. 이 책의 첫 시작(1장 1절)은 대한민국 국민은 오복(五福)을 누릴 수 있느냐는 주제에서 출발하여 수시로 만나게 되는 시청률 조사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음(10장 4절)하고 있다. 확률을 이야기할 때 로또 당첨 확률, 주민등록번호 같을 확률, 소위 고스톱에서 고도리 3장이나 오광 5장을 손에 쥘 확률 등을 보여주고 있다. 확률변수를 이해시키기 위해 영화 ‘증인’과 ‘은밀한 유혹’을 예로 들고 있으며, 평균의 성질을 설명하기 위해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 통계를 이용하였다. 회귀론에서는 천재 타자 이정후의 말을 인용해 보았다. 가설검정은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의 이야기로 보여주고 있으며, 중요한 절마다 내용과 부합하는 이야기 보따리와 명언 보따리를 풀어 놓아보았다. 이 책은 통계와 통계학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나는 존재임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으며, 또 훌륭한 업적을 남긴 통계학자들을 소개함으로써 수식과 기호 속에서도 사람 냄새를 풍기게 하였다.
또한 통계학 학습이 가능하도록 저술하였다. 이 책의 2장에서 9장까지 이르는 부분에서는 기술통계학, 확률분포, 표본분포, 추정론, 가설검정, 회귀이론, 시계열분석 등 통계학의 기본 분석과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현실적인 일을 분석 대상으로 삼으려고 노력하였으며 또 다양한 연습문제를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