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걱정 가게에서는 걱정을 사고팔 수 있단다.”
이 세상 단 하나뿐인 행복한 걱정 가게!
걱정 가게를 지키는 분홍 머리 아저씨는 누구일까요?
“하하하! 오늘도 걱정하기 좋은 날씨구먼!” 분홍 단발머리에 분홍 콧수염, 터질 듯한 줄무늬 양복을 입은 수상한 아저씨가 오늘도 걱정 가게 문을 열어요. 걱정 가게는 걱정이 있는 어린이의 눈에만 보이는 신비로운 가게이지요. 아저씨는 매일 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게를 정리하고, 휘파람을 불며 진열장 빈 곳에 직접 만든 매력적인 씨앗을 채워 넣어요. 그런데…… 어떤 씨앗을 채워 넣냐고요?
“그거 한 가닥으로 제 걱정이 정말 없어질 수 있어요?”
“그럼, 이것도 네 일부인걸. 일부에는 언제나 전체가 담겨 있는 법이지.”
아저씨가 알 수 없는 말을 하더니 냉장고처럼 생긴 곳에서 유리병을 꺼냈어요. 병 안에는 물처럼 투명한 액체가 들어 있었지요. 아저씨는 그 속에 내 머리카락 끝을 살짝 담갔어요. 그러자 머리카락 끝의 하얀 부분이 반짝 빛나더니 쑥 떨어져서 물속에 잠기지 뭐에요. 아저씨는 유리병을 냉장고 깊숙한 곳에 넣었어요.
“이렇게 사흘이 지나면 색깔이 변하면서 걱정 씨앗이 된단다. 그럼 네 걱정이 필요한 사람이 그 씨앗을 사 갈 수 있게 되지.”(24~25쪽)
사소하지만 우리 머릿속에 가득한 그것, 바로 걱정이에요. 걱정 가게를 지키는 분홍 머리 아저씨에게 내가 가진 걱정 하나를 주면, 갖고 싶은 걱정 씨앗으로 바꿀 수 있대요. 걱정 가게에 찾아온 누군가는 내 걱정을 갖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내 걱정을 갖고 싶은 아이도 있을까요?
“그런데…… 내 걱정을 갖고 싶은 아이도 있을까요?”
오늘 행복한 걱정 가게를 찾아온 손님은 누구일까요?
첫 번째 걱정
2학년이 되어 현장 학습을 앞둔 소진이에게 걱정 하나가 생겼어요. 1학년 때 같은 반 단짝 민서만큼 친한 친구가 한 명 더 생긴 거예요. 채원이는 말을 재미있게 하고 씩씩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누구나 좋아하는 채원이와 가까워지다니, 소진이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날 정도로 기뻐하지요.
소진이는 단짝인 민서도 좋고, 새로 사귄 채원이도 좋아서 두 친구가 서로 친해지기를 바라지만 민서와 채원이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여요. 심지어 민서는 채원이랑 친해진 소진이에게 서운해하는 것 같고요.
현장 학습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민서는 소진이에게 현장 학습 짝꿍이 되자고 말해요. 평소처럼 조잘조잘 말하는 민서는 신이 나 보이지만, 현장 학습 내내 혼자 앉을 채원이를 생각하는 소진이의 귀에는 민서의 말이 잘 들어오지 않아요.
그런데 걱정이 많아진 소진이의 눈앞에 이상한 가게 하나가 나타나요. 이 가게에서는 내가 가진 걱정을 팔고, 갖고 싶은 걱정으로 바꿀 수 있대요. 그런데 이런 걱정도 걱정 가게에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걱정
소진이 엄마는 잔소리쟁이예요. 감기에 걸린 소진이가 학교 끝나고 군것질하지는 않는지, 몸에 나쁜 음식을 먹지는 않는지 검사하지요. 빵도 먹지 못하게 하고 게임을 오래 하지 못하게 하면서 반찬도 나물 반찬을 만들어 줘요.
소진이는 현장 학습 날 소시지로 만든 문어 도시락을 가져가고 싶지만, 엄마는 소진이의 감기가 다 낫지 않으면 나물 반찬 도시락을 싸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요. 친구들은 모두 알록달록 예쁜 도시락을 싸 올 텐데, 나물 반찬 도시락에 콩나물국이라니……. 소진이는 몹시 실망해요.
감기가 낫지 않아 걱정하는 소진이의 눈앞에 오늘도 행복한 걱정 가게가 나타납니다. 걱정 하나를 건네면 갖고 싶은 걱정 하나를 받는 것, 분홍 머리 아저씨가 말하는 걱정 가게의 규칙이에요. 하지만 현장 학습 날까지 감기가 낫지 않을까 봐 하는 소진이의 걱정을 갖고 싶은 사람도 있을까요?
걱정을 맞바꾼 소진이의 또 다른 바람처럼 엄마는 소진이에게 점점 자유를 허락하는 것 같아 보여요. 게임도 마음껏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으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요. 그런데 기쁨도 잠시, 걱정 씨앗을 정수리에 심은 다음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아요. 과연 갖고 싶은 걱정을 가지면, 남들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요?
사소하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것
우리는 왜 매일매일 걱정할까?
밤마다 이런저런 걱정에 잠 못 이루고는 하나요? 머리를 가득 채운 걱정 때문에 머리가 펑 터질 것만 같은가요? 손톱만큼 작았다가도 금세 보름달처럼 커져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온 세상을 꿀꺽 삼켜 버릴 것만 같은 아주 큰 걱정들. 아주 사소한 걱정부터 무거운 걱정까지 우리는 수없이 많은 것을 걱정하며 살아가지요. 그런데 우리는 왜 걱정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까요. 만약 이 세상에서 걱정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행복해질까요?
행복한 걱정 가게를 지키는 분홍 머리 아저씨는 특별한 모습만큼이나 걱정에 관한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걱정은 아주 멋진 거란다. 걱정은 우리를 흥분시키지. 아무 의미 없는 일에 걱정하지는 않잖니? 걱정은 심장을 뛰게 하고,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하는 보석 같은 감정의 결정체지!”(19~20쪽)
걱정은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고, 인생을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연료가 되기도 하지요. 우리를 흥분시키고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무엇을 잃고 싶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어린이, 매일 “내일은 걱정이 모두 사라졌으면…….” 하고 바라는 어린이라면 행복한 걱정 가게로 찾아오세요. 분홍 머리 아저씨가 걱정에 관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르니까요!
〉〉 줄거리
“내일도 재미있는 걱정 씨앗을 가진 손님이 찾아오겠지.
그 손님을 위해 아주 특별한 씨앗을 준비해 놓아야겠어.”
정수리에 자라난 머리카락을 쏘옥 뽑아 신비한 액체에 퐁당! 머리카락이 들어 있는 투명한 액체를 신비한 냉장고에 넣어 두면 나만의 걱정 씨앗이 쑥쑥 자라난답니다. 알록달록 씨앗을 다시 정수리에 꼭꼭 심으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분홍 단발머리에 분홍 콧수염, 터질 것 같은 줄무늬 양복을 입은 걱정 가게 아저씨는 휘파람을 불며 매일 새로운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요. 새로운 손님이 누구냐고요? 바로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어린이들이지요! 걱정이 있는 아이들 눈에만 나타나는 행복한 걱정 가게에서는 걱정이 돈보다도 귀하고, 보석보다 소중하답니다. 오늘 걱정 가게 아저씨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주인공, 바로 걱정 가득한 당신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