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는 결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아무리 현대 의학 의술이 발달했다지만 아기를 낳고 싶어도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에 다닐 때만 해도 ‘난임’이라 말하지 않고 ‘불임’이라고 진단을 내렸는데, 그 말이 마치 고칠 수 없는 불치병처럼 들려 눈앞이 캄캄했다. 결국, 직장과 임신이라는 워킹맘들의 공통 고민 앞에서 아이를 갖기 위해 퇴사를 선택하고, 이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많은 시도를 했어도 번번이 임신에 실패한다. 포기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수백 번이었지만 아이 없는 가정은 결혼 미완성이라는 심정으로 아기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갖은 노력 끝에 시험관 아기 시술로 두 아이를 얻음으로써 마침내 결혼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세상의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기다림에 성공한 사람이다. 내가 7년의 난임 기간을 눈물 속에 힘들게 버텨온 한 걸음 한 걸음이 아기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모든 난임 부부에게 위로의 마음에 더해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먼 길을 돌아올 뿐이지, 신의 선물인 ‘아기’는 분명히 당신을 찾아온다!
○ 나의 꿈은 엄마입니다!
간호사가 내 가슴에 올려준 아기는 초록색 천으로 둘러싸인 채 자지러지게 울어 재꼈다. 울음소리가 쩌렁쩌렁 귓전에 맴도니 안심이 됐다. 내 눈으로 보고, 가슴에 안아보고 나서야 진짜로 엄마가 되었다는 게 믿어졌다. 가슴 뭉클함이 벅차오르며 기쁨의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의사 선생님은 산모가 제일 궁금해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이 손가락과 발가락을 확인하고 정상이라고 알려줬다. 내 마음도 몰라주고, 간호사는 신생아실로 가서 다양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아기를 내 품에서 데려갔다. 아주 짧은 순간 내 품에 머물렀는데도 가슴에 온기가 남아 느껴졌다. 생명의 힘이다!
○ 우리가 계속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이유는?
시험관 아기 시술로 얻은 우리 아이들이 벌써 청소년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을 깨닫는 부분이 많아졌다. 책을 쓰는 중간중간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북받쳐 올라 쓰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모나고 그릇된 마음에 미워하고 증오했던 기억은 물론 상했던 감정을 떠올리면 뜨거운 눈물이 멈출 줄 모르고, 용서를 빌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분들은 변함없이 크고 너른 품으로 우리를 안아주시며 세월의 더께에 거칠어진 손으로 우리의 눈물을 닦아줄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연로하신 부모님은 우리 등을 떠밀어 마지막 남은 힘까지 보태주시면서 자식들을 잘 키우라고 응원해주시는데 우리 역시도 부모의 마음이 된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