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글쓰기를 비롯한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표현’의 과정과 ‘이해(문해)’의 과정은 단절되지 않고 늘 연속되어 있다. ‘우천 시(雨天時)’라는 말을 듣고 ‘과천시’ 옆에 있는 도시냐고 반문했다는 웃픈 얘기도 떠돌지만, 사실 이러한 예는 이제 그리 놀랍지도 않을 정도로 최근 문해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다. 표현의 과정은 더 심각하다. 언어 규범의 무시, 어휘 선택의 오류, 구어와 문어의 혼동, 저급하고 막된 표현의 남발, 내용의 진실성 결여 등 그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언어 현실을 진단해보면, 문해력과 표현력에서 어려움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은 ‘어휘’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어휘가 의사소통의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다가 적절한 어휘가 그때그때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고, 글을 쓰다가 합당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아 자판만 만지작거리던 답답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으로 어휘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이를 단순히 많은 어휘를 외워 머리에 저장하는 일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머릿속에 갈무리된 어휘 하나하나에 대한 의미와 용법을 정확히 익히고, 상호 간의 의미 관계를 파악한 뒤에, 그것을 실제 언어생활에 활용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어휘력이다. 어휘는 그 자체만으로도 말과 글에 윤기와 생기를 더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연결되고 확장되는 ‘말’들의 풍경
이 책은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해력과 표현력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어휘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휘를 단순히 가나다 순이 아니라, 의미 관계나 속성(동의어, 반의어 등), 어휘 부류(고유어, 한자어, 신조어 등), 어휘 등급(높임말, 비속어 등) 등을 고려해 묶어서 제시한다. 또한 관용구나 속담도 어휘와 같은 의미 기능을 수행한다는 관점에서 이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각 어휘 및 관용 표현마다 그 말의 어원, 유래, 의미 변화, 용법 등을 복합적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 관용구와 속담은 말맛을 돋우는 양념이다
★ 비슷한 말은 표현의 폭을 넓힌다
★ 반대말은 사유의 폭을 높인다
★ 혼동하기 쉽거나 잘못 쓰고 있는 단어들
★ 살려 쓰면 좋은 고유어
★ 한자어도 당당한 우리말이다
★ 오늘도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고 또 수입된다
★ 단어의 품격, 높임말은 권장하고 비속어는 멀리한다
이 책을 손에 넣었다면, 이제 꾸준히 어휘와 관용 표현을 익혀 실제 언어생활에 활용해보는 일만 남았다. 촌철살인의 말 한마디가 말과 글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아하고 다채로운 표현 하나가 말과 글의 맛과 멋을 돋우며, 현실감 있는 어휘 하나가 말과 글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바쁜 일상이지만 짬을 내어 정성껏 읽어보자. 성심을 다하여 읽다 보면 어느덧 어휘력이 향상되고, 더 나아가 문해력과 표현력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