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설, 만화, 영화, 게임 등
여러 분야와 융합하는 오컬트 장르
프리메이슨의 영감을 받은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 연금술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그린 살바도르 달리,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간의 전쟁을 그린 미국의 다크 판타지 시리즈 〈수퍼내추럴〉, 상징 기호학 교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댄 브라운의 영화 작품들, 오컬트적 주제들을 본격적으로 주류 문화로 끌어들인 J. K. 롤링의 〈해리포터〉, 그리고 2024년 한국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영화 〈파묘〉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것들의 공통분모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오컬트’다.
그렇다면 오컬트는 무엇일까? 악마? 초능력? 신비주의? 여러 단어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오컬트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신비로운 현상”이라고 나온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초기 비교의 전통에서부터 현대 오컬트주의의 재해석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오컬트주의자들의 믿음은 무엇이고 그들이 어떤 의식을 펼치고 있는지, 또 그들이 주창하는 오컬트 철학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위로는 하늘, 밑으로는 땅에 관한 이야기이자
신과 인간,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오컬트는 불가사의하고 경이로운 것에 매료되어 그 비밀을 밝히고 숨겨진 것을 찾으려는 인간의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수 세기에 걸쳐 마법사나 현자, 점성술사, 연금술사, 은둔자, 신비주의자들의 입뿐만 아니라 예술가, 작곡가, 연기자, 그리고 과거의 오컬트적 지혜에 매료된 이들의 손을 통해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졌다.
오컬트 세계관은 언뜻 보기에 황당할 정도로 모호해 보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컬트’라는 말이 파생된 라틴어인 오쿨투스는 ‘불명료한’ ‘비밀스러운’ 혹은 ‘감춰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1부에 등장하는 점성술, 연금술, 마법 등의 기초 학문들은 라틴어로 전파되고 그 폭을 넓혀 서양에서 채택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다. 즉,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오컬트에 대한 관심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고 있다. 카드점과 타로, 동양에 대한 관심, 인도에서 온 종교적 지혜, 초심리학과 초능력 연구에 대한 새로운 지향, 동물 자기(磁氣), 최면술, 심령론과 강신술, 유체 이탈이나 승천한 고수들, 기독교로부터 점진적 해방 혹은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 등이다. 이들은 또한 뱀파이어와 UFO, 초심리학, 오컬트와 대중문화의 결합인 ‘오컬처’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이든 기꺼이 오컬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점성술과 연금술, 그리고 오컬처에 관한
170여 점의 아름답고도 기묘한 시각적 자료들
『오컬트의 모든 것』은 오컬트가 어디에서 기원하였으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다. 점성술과 연금술에서 밀교 이전의 기원과 오컬트 과학으로서의 발전을 추적한 다음 카발라와 자연, 천체 및 의식 마법을 아우른다. 이후에는 오컬트 철학의 기초와 현대 오컬트의 부활을 함께 다룬다. 독자들은 이 책으로 고대 오컬트 기원에서부터 영성주의, 신비주의, 20세기 인류학 및 뉴에이지 등을 고루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는 크게 아홉 가지 주제를 담고 있는데 그 주제와 관련된 주요 관행들, 형상들, 그리고 상징들의 예시가 담겨 있다. 신중하게 채택된 170여 점의 아름답고도 기묘한 시각적 자료들은 책과 필사본에 들어 있는 원본 이미지, 유형 유물(부적, 마법 거울, 수정 구슬) 등 가장 흥미로운 일부 사례들을 집약한 것이다. 이러한 시각적 자료들을 통해 오컬트의 신비한 관행들과 비밀 암호들을 이해하게 될뿐더러 오컬트의 혼합적이고 절충적이며 다형적인 매력에 푹 빠져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