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가 명리학을 품다”
소중한 내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정신과 의사의 명리육아」를 쓴 저자 양창순 박사는 한 해외 학회에서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한국인들은 왜 인생에 문제가 생길 때 정신과 의사를 찾기보다 점을 보러 가나요? 정신과 의사로서 이런 사회적 현상을 탐구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 질문의 합당성을 느낀 저자는 한국인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리기 위해 명리학을 공부하게 됐다. 이전부터 내담자들이 ‘자신은 2년 후에 죽을 운명이다’, ‘아들 일이 잘 안 풀리는 게 며느리 때문인 것 같으니 이혼을 시켜야겠다’라는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를 알아야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짚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명리학 공부는 양창순 박사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길로 이끌었다. 동양의 명리학과 서양의 정신의학을 함께 활용하면 사람을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결과를 아이를 키우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부모들과 나누려 한다. ‘내 아이에게 꼭 맞는 육아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이 책에 정리했다.
“내 아이의 우주에는 나도 모르는 수천 개의 길이 놓여 있다”
여덟 글자에 담긴 내 아이의 기질과 특성
명리학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소우주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본다. 이러한 시선으로 보면 내 아이도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이의 우주는 내 우주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니 우리는 나의 시선과 나의 방법을 내려놓고 아이의 우주를 탐색해야 한다. 아이의 우주에는 그만의 고유한 기질이 있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눈부신 장점이 있으며, 내가 모르는 수천 개의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
부모가 빨간 꽃을 좋아한다고 해서, 백합으로 태어난 아이를 장미로 기를 수는 없는 법이다. 아이에게 너는 왜 장미가 아니냐고 하면 아이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주의 여덟 글자가 그 과정에 새로운 도움을 줄 것이다. 지금껏 알지 못했던 내 아이의 눈부신 잠재력이 글자와 글자의 관계 속에 담겨 있을 것이다.
“부모는 아이라는 우주의 탐험가가 되어야 한다”
내 아이의 길잡이가 되는 일
사주팔자에는 자신을 상징하는 기운(일간)이 힘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용신(用神)이 있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이 용신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름날의 나무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시원한 물을 부어주고, 겨울날의 나무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따뜻한 햇빛을 비춰주고, 겨울날의 불꽃으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장작을 넣어주는 것처럼 아이가 타고난 기운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자녀교육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수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때로는 남의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내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육아는 본래 마라톤 같은 것이다. 용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려면 지구력이 필요하다.
아이를 돌보는 과정을 등산으로 비유한다면 우리는 아직도 산기슭에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은 세상이 어떤 곳인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탐색하는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양창순의 ‘명리육아’는 그 탐험에 기꺼이 동참한 부모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