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은 인간이 세상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와 방식
다양한 유형 분석을 통해 개인의 삶에 대한 이해 제고
세계관의 문제는 주체 측면에서의 태도, 객체 측면에서의 세계상, 그리고 이 둘을 떠받치는 정신적 힘의 관계에서 논의된다. 이들이 맺는 관계의 양상에 따라 다양한 세계관들로 나뉜다. 이러한 세계관은 삶이 마주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고정된 구조를 가지지만,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적절히 변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 건강한 세계상/삶이 형성되기도 하고 병든 세계상/삶이 형성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세계상은 가소적이고(성형 가능하고) 개방적인 반면, 후자의 경우 세계상은 고착적이고 폐쇄적이다.
야스퍼스는 세계관을 단순히 개인의 생각이나 신념으로 정의하지 않고,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와 방식으로 파악한다. 그는 다양한 유형의 세계관을 분석하고, 각 유형이 지닌 특징, 장점과 한계를 탐구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개인이 자신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관의 심리학’은 경험심리학과 구분되는 이해심리학이자 전통의 선지적 철학과 구분되는 실존철학적인 저작이며 야스퍼스가 심리학에서 철학으로 이월해가면서 행한 ‘최초의 (실존)철학적 발언’이다.
실존적 배경 속에서 잉태한 세계관 연구
삶의 구체적 해답은 개인의 성찰에서 비롯
실존철학이 개화하게 된 시대적 배경에는 새로운 과학기술 발전의 징후, 자각되지 않은 개인성의 증가, 전통적인 정신 및 문화의 역할 약화, 낯선 문화와의 접촉과 교류 증가, 전쟁의 위험 등으로 인한 불안정성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세계 내에 개인의 삶을 매개하는 세계관의 형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세계관의 유형들을 분류하며, 삶의 실제 상황과의 관계에서 건전한 세계관의 조건을 모색하는 연구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세계관을 체계적인 사고 체계로 구축하려고 노력한 과거의 철학과 달리, 야스퍼스는 인간의 영혼이 어떤 근본적인 입장을 취하는지, 어떤 힘에 의해서 움직이는지 등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또 구체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답은 성찰을 통해 자기 스스로 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세계관을 반성적으로 이해하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책임지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를 검증하려는 개인에게 자발적인 활용의 길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