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불의를 참을 수 없어서 세상에 나왔습니다
평범한 열두 살 소녀 트릭시 피클은 예술이 시시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술 선생님은 불행하게 세상을 떠난 왕족과 어디서 들어 본 적도 없는 귀족을 그린, 정말이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작품 이야기만 하시거든요.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지지 이모가 생일날 예술 전시회를 가자고 했을 때 트릭시는 무척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거리 예술가들의 자유롭고 유쾌한 작품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중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을 위해 예술의 힘을 사용했던 뱅크시의 작품은 트릭시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지요. 트릭시는 자신도 뱅크시처럼 정체를 숨긴 예술가가 되어 학교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이들을 혼내 주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정의로운 예술가, 아트 어벤저로 말이지요!
친근한데 어딘가 유별난 사람들
평범해 보여도 깨알 같은 웃음이 가득한 일상
유쾌하고 발랄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과몰입 성향 두 숟갈, 산만함 두 숟갈, 삐뚤어진 성격 한 숟갈, 소심함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 반 숟갈씩으로 이루어진 소녀 트릭시가 보는 세상은 색다른 재미로 가득합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일상이지만 가족, 친구, 이웃같이 친근한 인물들의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겹겹이 쌓이면서 이야기는 입체적이면서 생동감 넘치게 흘러갑니다. 여기에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삽화까지 곁들여져 마치 친한 친구의 그림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요. 도저히 남 일 같아 친근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릭시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웃긴 인물들 : 분수 곱셈법이 머릿속에서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고 귀를 막은 채로 다니지만 이따금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빅스, 『도끼 마니아』나 『돌연변이 생쥐』처럼 근사한 선물을 주는 이모, 마라카스밖에 다룰 줄 모르면서 자기가 메탈 밴드의 일원이라 생각하는 오빠, 철없는 아빠를 매일 타박하면서 흑역사 일로 트릭시를 놀리는 엄마, 뭐든지 식초로 해결하려는 할머니와 전쟁 때 태어나지도 않았으면서 군대 이야기를 늘어놓는 할아버지, 너무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 도리어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개 장군이, 교실 어항을 거울 삼아 빗질을 하는 아이 때문에 악몽을 꾸는 금붕어들, 복권에 당첨되어 떠난 우드하우스 선생님 대신 아이들을 세심하게 보살펴 주는 핸들리 선생님 등.
- 이 책에 등장하는 빌런들 : 친구들한테 이상한 별명을 붙이며 돈을 뺏고 괴롭히는 ‘일진’ 로리, 우아하고 고상한 ‘참된 예술’을 말하면서 아이들한테는 차에서 가져온 부동액이나 그리게 하는 우드하우스 선생님, 여자아이들을 농구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부틀 선생님, 학교 앞에서도 차 속도를 줄이지 않는 어른들, 자기 자신한테 푹 빠져 맨날 빗질만 하면서 친구들의 옷차림을 비웃는 스펜서, 아이들의 예술 활동을 무시하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치펜햄 선생님 등.
웃기면서도 유익하다!
코미디언이자 어린이책 그림 작가가 알려 주는
예술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법
이 책을 쓰고 그린 올라프 팔라펠은 세계 최대 예술 축제에서 우승한 코미디언이자,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책과 유튜브, 독자와의 만남 등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예술을 알려 주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예술로 세상을 구하라, 아트 어벤저』는 그런 그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책입니다. 뱅크시의 풍자적인 작품 활동을 본따 아트 어벤저를 만들고, 피카소가 인물의 이목구비를 조합하는 방식과 앤디 워홀이 유명인의 그림을 복사하는 방식을 섞어 아트 어벤저의 작품으로 재창조하는 등 이야기 속에 예술 작품을 자연스럽게 녹여 내지요. 평소 예술을 어렵게만 느꼈던 어린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예술이 생각보다 재미있고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