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로 세 아이의 부모로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 부부가 50대 중년기에 20kg 넘는 배낭을 메고 떠나 30여 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다시 72일간 중앙아시아 4개국 그리고 파미르고원을 횡단한 찐 배낭 여행기다.
먼저 체력과 감성에 맞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을 읽었으며, 지도를 펼쳐놓고 ‘어떤 루트로?’ ‘얼마 동안?’ ‘교통편은?’ ‘볼거리는?’ 등을 찾은 다음 1990년대 아날로그 방식으로 여행했다. 숙소는 현지에서, 먹거리는 바자르에서, 볼거리는 그 도시 관광안내소 시티맵을 활용했다. 불편하고 힘든 만큼 얻는 것이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비수기라 숙박비는 할인받고, 바자르의 먹거리는 싱싱하고 저렴했다. 결국 경제적이면서도 체험을 곁들인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자연과 문화, 다양한 민족들이 살아가는 중앙아시아 곳곳을 여행하는 동안 그들은 1960~1970년대 자신의 젊은 시절을 그곳에서 다시 만났으며, 덥고 불편하고 부족해도 보이는 것에 감탄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감동하고, 마주한 자연에서 신의 역사(役事)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력에 어깨가 우쭐했다. 사람들의 손에 삼성 휴대폰이 들려 있고, 현대와 기아 차가 쌩쌩 달리며, 대도시 거리에 우리나라 기업 광고판이 번쩍였기 때문이다.
72일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4개국 주요 도시를 구석구석 돌아보고 파미르고원 횡단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그들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최소 경비로 최대 효과’, ‘걷는 만큼 보인다’, ‘감동은 사전 조사에 비례한다’는 명제를 거뜬히 완수했다. 그리고 보고 느낀 것을 정확하게 기록하려 애썼다. ‘도시별 관광’에서는 손지도를 그려 볼거리와 다음 여행지 이동 방법 등을 소개했다. 또 운 좋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 예상하지 못한 값진 경험을 얻고 때로는 시행착오로 힘들었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썼다.
여행은 주관적이라 느낌과 감동은 같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중앙아시아는 다양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각자 취향에 따라 럭셔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또 얼마든지 절약하며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사람을 만나는 자유여행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주저하지 말고 중앙아시아로 떠난다면 각자 원하는 방식의 여행으로 새로운 그 무엇을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여행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자 인생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이고 수단이라고. 그리고 이번 ‘여행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첫째, 무사고와 건강이다.
건강은 저축과 같고 이것을 놓치면 다 잃는다. 평소 걷기와 산행 덕분이다. 위기의 순간도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건강이 받쳐 주니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여행 중 안전을 놓치면 그림의 떡이다.
둘째,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크게 감동했다.
걸어야 보인다. 보아야 느낌과 감동을 얻게 된다. 우리는 부지런히 걸었다. 그리고 부족하고 불편한 상황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셋째, 진국 같은 체험을 했다.
자유여행의 장점은 순간적 판단과 선택으로 원하는 것을 행할 수 있다. 민박은 그곳 자연과 현지인의 일상을 접하는 기회였고, 그간의 여행 감각을 더하니 하찮게 보이는 것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넷째, 경비를 남겼다.
비수기 숙박, 바자르 음식, 대중교통 이용, 아직은 싼 물가 덕분에 큰돈 들지 않았다. 특히, 파미르고원 여행 팀에 합류하지 않아 예상 경비를 크게 남겼다. 절약은 새로운 경험으로 연결되었다.
다섯째, 얻은 것이 많았다.
여행은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을 준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것이 여행의 가치다.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지난날을 돌아보며 현재 내 삶과 남은 생을 생각하며 다짐했다. 인생은 일회성! 하루의 삶이 내 인생임을 깊이 생각한 여행이었다.